[SQ초점] 2년 연속 잠실 들러리, 두산베어스라 실패다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2018-11-13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 1990년대 우승이 마지막인 팀들에겐 그저 부러운 성적이겠으나 두산 베어스에겐 그렇지 않다. 시즌을 종료하는 날 또 고개를 숙였으니 선수단도 팬도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5로 졌다. 전적 2승 4패. 페넌트레이스에선 1위였으나 최종 순위는 2위다.

지난해는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올해는 김광현(SK)이 두산을 상대로 마무리로 등판해 하이라이트 필름을 장식했다. 장소는 공교롭게도 둘 다 두산 안방 잠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했지만 꼭 실패한 것 같은 이유다.

 

 

2017년이야 도전자의 입장이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정규리그에서 무려 역대 최다 단일 시즌 최다승 타이 93승을 거뒀다. 2위 SK와 승차가 14.5경기에 달했다. 10~80승까지 10승 단위를 선점했다.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란 말이 나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 달랐다. 그토록 견고했던 수비에 틈이 생겼다. 팀 타율 3할을 자랑하던 방망이도 차갑게 식었다. SK의 집요한 분석, 필승조만 등장하는 단기전이 시작되자 기싸움에서 밀렸다. 그렇게 또 패자가 됐다.

김재환, 김강률의 부상 공백이 너무도 크게 느껴졌다. 43홈런을 때린 4번 타자가 빠지자 2차전(7점)을 제외하고 전부 끌려 다녔다. 마무리 함덕주까지 징검다리를 놓아야 할 정통파 불펜의 부재는 앙헬 산체스를 계투로 돌린 SK와 허리 싸움에서 밀린 원인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작년의 아픈 경험을 거울 삼아 올해 열심히 준비했는데 마지막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결과를 책임지는 건 감독이다. 선수들도 오늘의 결과를 잊지는 못하겠지만, 빨리 털어내고 내년 시즌을 준비했으면 한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그래도 두산은 여전히 강력하다.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 두 외국인 투수는 최고 원투펀치였다. 이용찬이 토종 정상급 선발로, 함덕주가 최고 클로저로 각각 성장했고 이영하, 박치국, 곽빈, 박신지 등 젊은 투수들도 무럭무럭 자라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 포수 양의지만 잔류시킨다면 두산은 변함없는 우승후보다. 김태형 감독은 “항상 정상을 바라보는 팀이 되고 싶다. 내년에 다시 뵙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두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컵 앞에서 좌절해 더욱 무서운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