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인물] '낙제점 남편' 문선민, 그래도 인천 광팬 아내의 자랑이 됐다

2018-12-03     안호근 기자

[홍은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선 낙제점에 가까운 한 해였다. 계획했던 바캉스는 취소됐고 육아로 지친 아내의 옆에서 크게 도와주지 못했다. 그러나 ‘인천 광팬’인 아내에겐 더 없는 자랑이었다. 토종 최다골의 주인공으로 거듭난 인천 유나이티드 문선민의 이야기다.

문선민은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8 KEB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한 시즌을 마친 소회를 풀어놨다.

 

 

올 시즌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뜻깊은 시간이었다. 소속팀의 에이스로 거듭났고 대표팀에 승선해 월드컵에 출전했고 많은 골을 터뜨리며 소속팀의 K리그1(프로축구 1부) 잔류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해 시상식 때는 미국 여행을 떠났을 정도로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느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각오를 다졌다. “1월 쯤 팀에서 강릉에서 해맞이를 할 때 목표를 내세운 게 올해 시상식에 나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공격포인트 15개 이상, 팀의 K리그1 잔류 등 올 시즌 원하는 목표를 다 이뤘다. 14골(6도움)을 터뜨리며 토종 최다골의 주인공이 됐고 당당히 공격수 베스트11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문선민은 “정말 정신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성장할 수 있는 시기였다”고 밝혔다.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발탁돼 첫 경기부터 데뷔골을 터뜨리며 세계적인 강호들을 상대로 성장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에도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됐고 11월 호주 원정에선 우즈베키스탄전 환상적인 하프발리슛으로 존재감을 어필했다.

 

 

대표팀만 다녀오면 발전하는 문선민이다. 그는 “아무래도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결하며 템포나 그런 부준 확실히 리그에서 여유를 생긴다.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한 질문에는 “월드컵 독일전이 가장 기억에 남고 팀에서는 자력 생존을 확정했던 마지막 경기가 인상깊었다”고 했다.

선수로선 100점도 아깝지 않은 한 해였지만 모든 게 만족스러울 순 없었다. 인천 서포터즈 출신이었던 인천의 열렬한 팬인 아내마저도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서운해 하기도 했다”고. 그러나 누구보다 이러한 상황과 잘 이해하기도 했다. “올 한해 고생 많았다고 말했고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잘 되서 좋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꿈 같은 한해를 보냈지만 내년도 올해 같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문선민은 “힘들지만 내년에도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며 “아시안컵에 발탁돼 나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