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초점] '독일 선호?' 황인범, 스승 고종수-친구 황희찬의 조언은?

2018-12-04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꿈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황인범(22·대전 시티즌)은 유럽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96년생 친구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영광을 함께한 황희찬(22·함부르크SV)으로부터 많은 자극을 받는 듯했다.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프로축구) 어워즈에 앞서 만난 황인범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다음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황인범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서 군 면제 혜택을 입어 목표로 하는 유럽 진출 최고의 걸림돌을 제거했다. 우승팀 의경 구단 아산 무궁화에서 전반기를 뛰다 조기 전역해 후반기에는 대전의 승격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성인대표팀에도 발탁돼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후계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날 그는 K리그2 최우수선수(MVP) 수상은 좌절됐지만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3시즌 연속이다.

“예전에는 대전에서만 알아봐 주셨는데 이제는 어디를 가도 알아봐 주신다. 과분한 사랑을 받은 한 해”라며 “노력 이상의 행운을 누려 더 큰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개인으로서는 영광스런 한 해였지만 아산이 우승하고도 승격에 좌절했고, 대전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부상 탓에 피치 밖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내가 있었다고 경기 결과가 크게 바뀌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경기를 뛰고 졌으면 팀을 위해 뭐라도 한 것 같다는 기분은 들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대전은 4위로 시즌을 마쳐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5위 광주FC를 꺾었지만 3위 부산 아이파크에 0-3 완패하며 K리그1(1부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황인범은 무릎이 좋지 않아 2경기 모두 결장했다. 그는 “몸 상태가 별로였지만 뛰고 싶었다. 고종수 감독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고 상의 끝에 뛰지 않기로 결정했다. 감사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고종수 감독은 승격이 걸린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대표팀 경기에서 무릎에 이상을 느낀 황인범을 명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다른 멤버들에 대한 믿음도 한 몫 했지만 본인을 닮은 미드필드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황인범의 선수생명을 걱정해서였다. 고 감독은 “경기가 우리 팀에 매우 중요하지만 황인범의 선수 인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 이면에는 황인범의 유럽행을 지지하는 고 감독의 마음이 녹아 있다. 고종수 감독은 시즌 중에 몇 차례 K리그1 보다는 유럽 무대에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을 표하기도 했다. 황인범은 “미드필더로서 기대이상으로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써주신다. 짧은 시간 함께했을 뿐이지만 너무 좋았다. 유럽진출에 대해선 충분히 준비됐을 때 나가야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했다.

친구 황희찬은 유럽에서 직접 뛰고 있는 입장에서 많은 조언을 해줬다. “(황)희찬이가 전에도 (언론을 통해) 말했듯이 ‘유럽은 최대한 일찍 나가야 좋다’고 했다”며 “유럽에 오면 무조건 뛸 수 있을 거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고 했다.

선호하는 무대는 따로 없다. “독일에는 한국 선수들도 많고 일본 선수들도 많이 뛰고 있어 적응하기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페인은 제대로 경기를 챙겨보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의가 오면 구단과 협의해 진행하겠지만 (기)성용이 형도 그렇고 뛸 수 있는 팀에 가야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둘 것 같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내년 목표를 묻자 “치료와 재활을 잘해서 아시안컵 때는 충분히 뛸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대회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내생각이다. 더 준비가 잘된 선수가 경기에서 뛴다”며 자만하거나 방심하진 않았다.

황인범이 본인을 아껴주는 많은 이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내년 1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 제 기량을 발휘,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에 발 디딜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