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뒷걸음, 해태제과 신정훈 리더십 '휘청'

2019-04-11     석경민 기자

[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7928억3300만 원->7603억7200만 원->7253억8100만 원.

해태제과의 최근 3년 새 매출액 추이다.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11일 오전 기준 해태제과식품 주가는 1만500 원 선. 한때 6만 원대로 치솟았고 2016년 5월 재상장 기업공개(IPO) 시점에도 2만5000 원에 육박했던 과거를 고려하면 처참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의 사위 신정훈 최고경영자(CEO)를 향한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4년 가을 제과업계를 넘어 사회적 현상으로 불렸던 ‘허니버터칩 신화’는 옛 영광이 된 지 오래다.

 

 

공인회계사 출신 신정훈 대표는 외국계 컨설팅사 베인앤드컴퍼니 이사로 일하다 2004년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할 때 역량을 보여줘 2005년 4월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식품업에 무지한 것 아니냐, 낙하산 인사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는 경영능력으로 잠재웠다. 2008년 해태제과 제품에서 독성물질 멜라민이 검출됐을 때 신속하게 비상회의를 열어 위기에 대처, 입지를 굳혔다.

허니버터칩은 신정훈 대표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과자를 구할 수 없어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다른 업체들이 허니버터칩 아류 제품을 출시해야 할 만큼 해태제과는 트렌드를 주도했다.

이후가 문제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을 이을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엔 오예스 수박부터 더블칩 볼케이노핫윙, 화낙불낙, 가자칩 도미덮밥맛, 고향만두 깐풍교자에 이르기까지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엔 연이어 악재가 터졌다. 대표상품 아이스크림 부라보콘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200 원 인상한 게 롯데제과와 답합한 것이란 의혹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양측 제품 납품가가 동일한 수준만큼 올랐다.

 

 

주요 과자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하는 과정도 수상쩍었다. 하필이면 발표 시점이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남북정상회담과 겹쳤다. 게다가 오예스수박이 중소기업 SFC바이오의 아이디어를 표절했다는 논란도 불거져 홍역을 치렀다.

설상가상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해태제과의 영업이익률은 롯데, 오리온 등 경쟁사와 견줘 가장 낮다. 재무구조도 취약하다. 지난해 말 기준 해태제과식품의 부채비율은 176.5%. 일반적으로 150% 미만으로 유지되는 걸 생각하면 높은 수준이다.

실적 부진 때문일까. 신정훈 대표는 지주사 크라운해태홀딩스 주요주주 지분 명단에서 아직까지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윤영달 회장의 아들 윤석빈 크라운제과 사장이 4.57%를 보유한 것과 대조적이다. 윤 사장 중심의 승계구도 속에 신정훈 대표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신정훈 대표의 임기는 11개월 남았다. “이런 추세라면 지주회사 경영 참여는커녕 대표직 유지도 힘겨워 보인다”는 일부 부정적 시각을 잠재우려면 반등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