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된 신고식' 적응부터 필요한 케이티

3안타 빈공, 보이지 않는 에러 아쉬움... 1군 첫 공식경기 높은 벽 실감

2015-03-07     민기홍 기자

[목동=스포츠Q 민기홍 기자] "1군 투수들에게 적응을 할 필요가 있다."

첫 공식경기를 치른 조범현 감독의 소감이다. 그는 "전체적인 경기 운영의 스피드를 보강해야 한다"며 무거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마법을 부리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 갈 길이 멀다.

케이티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준우승팀 넥센을 상대로 0-5로 완패했다. 9이닝 동안 나온 안타가 단 3개였으니 지는 것이 당연했다.

공수 모두에서 세기가 약했다. 타자들의 방망이는 침묵했고 야수들의 수비는 한 치 모자랐다. 신생팀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설레는 첫 공식경기. 조범현 감독은 김사연-이대형을 테이블세터로 내세웠고 앤디 마르테-김상현-문상철에게 클린업맨의 중책을 맡겼다. 하위타선으로는 주장 신명철을 비롯해 한윤섭, 안중열, 박기혁이 나섰다.

타순은 한 바퀴를 도는 동안 힘을 쓰지 못했다. 마르테만이 라이언 피어밴드와 끈질긴 풀카운트 접전을 벌인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케이티의 역사적인 공식경기 첫 출루였다. 나머지 타자들은 상대 투수의 춤추는 체인지업에 속절 없이 당했다.

3회초 2사 후 첫 안타가 터졌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개막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며 이름을 떨쳤던 김사연이 주인공이었다. 그는 피어밴드의 6구째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2루타를 날렸다. 9회말에도 내야안타를 추가해 이날 팀에서 유일하게 2안타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조 감독은 "김사연은 변화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후에는 이렇다 할 내용이 없었다. 7회까지 기록한 안타는 단 2개. 그 중 하나도 3루 쪽에 힘없이 굴러간 안중열의 내야안타였다. 지난해 3할2푼을 기록한 이대형도, 1군 무대를 숱하게 경험해 본 신명철과 박기혁도 모두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1군 무대에서 처음으로 형님들을 상대한 좌완 심재민은 혼쭐이 났다. 필 어윈에 이어 5회말 마운드를 넘겨받은 그는 2이닝 동안 5피안타 5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해 볼넷을 3개나 내줬고 야수들의 도움마저 받지 못했다.

조 감독은 "심재민은 1군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루수 한윤섭은 6회말 서동욱의 땅볼을 몸을 날려 잘 걷어냈지만 공을 잡지 못하며 내야안타를 내줬고 김상현과 이대형은 좌중간으로 날아간 박현도의 타구를 우물쭈물하다가 2루타로 만들어주는 실수를 범했다.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외국인 투수 어윈의 호투는 눈부셨다. 선발로 등판한 어윈은 4이닝 동안 70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한 뒤 심재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직구, 투심, 커터, 커브를 적절히 섞어 넥센의 강타선을 잠재워 조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마르테를 대신해 6회부터 투입된 이지찬은 7회말 문우람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 아웃시켜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준형과 김기표는 1이닝을 각각 무실점으로 막으며 계투진 진입 청신호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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