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전자랜드, 6위팀 사상 첫 스윕 4강행

포웰 4Q-연장서만 20점 집중, 19일 동부와 4강 PO 1차전

2015-03-13     임영빈 기자

[인천=스포츠Q 임영빈 기자] 인천이 들끓었다. 파죽지세다. 인천 전자랜드가 3연승으로 4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전자랜드는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쿼터와 연장전에서 폭발한 리카르도 포웰의 활약에 힙입어 서울 SK에 91-88 승리를 거뒀다.

6위가 4강에 진출한 것은 1997년 한국프로농구(KBL) 출범 이후 단 3번밖에 없는 일이다. 2005~2006 시즌 오리온스 이후 9시즌 만에 벌어진 일이며 6위팀이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4강으로 향한 것은 전자랜드가 처음이다.

팀으로는 2003-2004, 2010-2011, 2012-2013 시즌에 이은 네 번째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이다. 전자랜드가 3연승을 거둠에 따라 역대 6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잡은 팀이 시리즈를 100%(14/14) 잡는다는 공식은 이어지게 됐다.

정규리그 54경기에서 SK(37승17패)에 12경기차 뒤졌던 전자랜드(25승29패)는 홈팬들 앞에서 KBL 역사에 길이 남을 스윕을 완성시키고 원주 동부와 격돌하게 됐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오는 19일부터 열린다.

‘캡틴’ 포웰이 체육관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그는 4쿼터에서 12점, 연장전에서만 8점을 몰아넣으며 자신이 기록한 27점 중 20점을 승부처에 집중시켰다. 물오른 슛감각을 뽐내고 있는 차바위는 3점슛 5방으로 15점을 보탰다. 이현호도 17점을 올리며 확실한 지원사격을 했다.

전반 흐름은 팽팽했다. SK가 코트니 심스의 골밑 장악과 빅 포워드 선수들의 득점 속에 근소한 우위를 점하면 전자랜드는 테렌스 레더와 이현호의 점퍼, 차바위의 외곽포로 따라붙는 형국이었다.

3쿼터까지도 균형을 이루던 승부는 4쿼터 들어 SK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주희정, 김선형, 최부경, 박상오가 돌아가며 득점한 SK는 종료 4분여를 남기고 9점차까지 달아나며 승부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날 전자랜드가 아니었다. 이현호의 골밑슛과 차바위의 3점포로 추격을 시작한 후 포웰의 연이은 득점으로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SK는 마지막 공격에서 최부경의 미들슛이 림을 벗어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연장전 승기는 SK가 잡았다. 골밑을 장악한 심스는 연달아 바스켓 카운트 플레이를 성공시키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포웰과 정영삼이 연이어 3점슛을 작렬하며 전세를 뒤집어버렸다.

수비에 나선 전자랜드는 사력을 다해 SK의 마지막 공격을 막았다. 박상오의 3점슛이 백보드를 맞고 튀어나오자 유도훈 감독은 두손을 들어 기쁨을 표했고 선수들은 코트로 달려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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