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대학생' 최준-정호진, U20 월드컵 언성히어로

2019-06-05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축구 한일전의 주인공은 오세훈(아산 무궁화)이었다. 그러나 결승 헤딩골을 만든 과정에 등번호 19번 최준(연세대)과 15번 정호진(이상 20·고려대)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스포트라이트는 후반 39분 헤더 결승골을 작렬한 오세훈과 빼어난 개인기량을 뽐낸 이강인(18·발렌시아)에게로 향했다.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골을 합작했던 둘은 이날도 가장 빛났다.

 

 

오세훈과 이강인이 맨오브더매치였다면 최준과 정호진은 ‘언성 히어로’였다.

초반부터 왼쪽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던 최준은 오세훈의 머리에 알맞게 크로스를 올렸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강철 체력을 과시했던 김진야(인천 유나이티드)처럼 최준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다.

 

 

최준은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 중앙수비수 김현우와 더불어 울산 현대 산하 출신이다. 현대고등학교가 전국 최강을 구가한 게 셋 덕분이었다. 최준은 U-20 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향후 성인대표팀 사이드백 자원으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호진은 최준이 크로스를 올리기 전 넘치는 투지로 나오는 공을 커트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성인대표팀에 승선한 경험이 있는 동갑내기 해외파 김정민(리퍼링)이 지친 기색과 대조돼 눈길을 끌었다.

 

 

영등포공고 출신인 정호진은 워낙 많이 뛴다는 이유로 고려대 동료들로부터 ‘똥개’란 별명을 얻었다. 전 국민이 주목하는 국제대회에서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수비력을 뽐내면서 한국축구의 신형 ‘진공청소기’로 급부상했다.

최준과 정호진은 이번 U-20 대표팀의 유이한 대학생이지만 기량만큼은 프로 선수들 못지않다. 한국 축구가 1983년 4강 신화 재현을 꿈꿀 수 있는 이유. 투혼을 불사르는 최준, 정호진의 헌신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