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는 반다이크? 칸나바로 이후 13년만 수비수에 돌아갈까

2019-08-30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버질 반 다이크(28·리버풀)가 수비수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최종 3인 후보에 함께 올랐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를 따돌렸다. 파비오 칸나바로 광저우 헝다 감독 이후 13년 만에 수비수가 발롱도르까지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UEFA는 30일(한국시간)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열린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조 추첨식에서 2018~2019시즌 올해의 선수로 반 다이크를 선정했다. 반 다이크는 투표 결과 총 305점을 획득해 메시(207점)와 호날두(74점)를 크게 눌렀다.

UEFA는 “네덜란드의 세계적 수비수가 올해의 선수상을 각각 2회 수상한 메시, 3회 따낸 호날두를 물리쳤다”고 전했다. 지난해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수상에 이어 ‘메날두(메시+호날두)’ 양강구도가 또 무너진 셈.

UEFA는 “반 다이크는 2018년 1월 사우샘프턴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뒤 유럽 5대리그 어떤 수비수보다도 더 많은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견고한 수비로 리버풀에 6번째 유로피언컵을 안겼다”고 설명했다.

반 다이크가 가세한 리버풀은 고질적 수비불안 문제를 해결하며 지난 시즌 UCL에서 우승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준우승했다.

올해의 최고 공격수는 메시, 최고 미드필더는 프랭키 데 용(바르셀로나), 최고 수비수는 반 다이크, 최고 골키퍼는 알리송 베커(리버풀)가 선발돼 리버풀과 바르셀로나가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양분했다.

반 다이크의 이번 수상은 올 연말 예정된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그의 수상 전망을 밝힌다. 지난해에는 UEFA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선수상을 휩쓴 모드리치가 메시, 호날두가 10년간 독식했던 발롱도르마저 차지하며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반 다이크와 발롱도르 경쟁을 벌일 상대로는 역시 메시와 호날두가 꼽힌다. 메시는 UCL과 라리가(스페인 1부) 득점왕에 오르며 유러피언 골든부트(최다득점상)까지 챙겼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의 세리에A(이탈리아 1부) 우승에 앞장섰다.

하지만 반 다이크가 보여준 활약과 상징성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따르는 만큼 그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스포츠전문 베팅 사이트 오즈체커를 살펴보면 30일 오전 9시 기준 각종 베팅 사이트에서 반 다이크에 내건 발롱도르 수상 배당률이 메시, 호날두보다 낮다. 이는 발롱도르 후보 1순위로 반 다이크를 내세우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 다이크가 9월 열릴 FIFA 더 베스트 풋볼 어워즈에서도 최고의 선수 타이틀을 가져올 경우 발롱도르 수상에 한층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지금의 폼을 유지한다면 3개의 타이틀을 모두 싹쓸이할 공산이 크다.

반 다이크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경우 2006년 이탈리아의 독일 월드컵 우승을 견인한 칸나바로 감독에 이어 13년 만에 수비수가 발롱도르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칸나바로 감독은 역대 최초로 발롱도르에 오른 수비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