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만원 확보' 최원준 결승행, 겸손 속 놀라운 집중력 [프로당구 PBA 투어]

2019-08-30     안호근 기자

[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실력도 안 되는데 결승 무대에 올라가려니 괜히 죄송스럽다.”

최원준(41)은 겸손했다. 결승에 진출하며 상금 3400만 원을 확보하며 단숨에 주목을 받게 된 그지만 아직은 이 자리가 익숙지 않은 듯 했다.

최원준은 30일 고양 엠블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2020 PBA(프로당구협회) 3차 투어인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준결승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28·스페인)을 세트스코어 3-1(15-12 14-15 15-13 15-10)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차 투어에서 64강에서 고배를 마셨던 최원준은 2차 투어 한 단계 더 성장해 32강에 나서더니 준우승을 확보하게 됐다.

프로 1부에서 활약하게 된 것도 당연한 수순은 아니었다. 풀릴 듯하면 꼬이는 일이 반복됐고 지인의 권유로 이름까지 최경영에서 최원준으로 바꾸게 됐다. 

개명 효과 덕일까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가장으로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선 트라이아웃을 통해 프로의 자격을 얻었다.

처음 나선 프로 무대는 높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성과, 상금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PBA 들어온 게 성적을 내기 위한 일은 아니었다. 여러 선수들과 치며 당구가 늘고 싶어서였다”며 “대회를 거치며 경험을 쌓고 선수들 보고 배우고 느끼다보면 당구적으로 성숙해지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대회 매 라운드를 통해 성장함을 느꼈다. “같이 경기를 하면서도 수준 차가 난다고 느낀다”는 여전히 배워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었다. 128강에선 1등으로 통과했지만 64강에서 문희응과 동점을 이루고도 하이런에서 5-4로 앞서 다음 라운드행 자격을 얻었다. 세트제로 치러진 32강부터도 매 경기 풀세트 접전을 치렀다. 그럼에도 그를 결승으로 올려놓은 건 집중력이었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신정주와 16강은 그의 집중력이 빛난 경기였다. 세트스코어 0-2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던 최원준은 발군의 집중력으로 대역전극을 이뤄냈다.

4강도 집중력이 돋보였다. 세트스코어 1-1에서 3이닝 4득점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마르티네스가 7-8로 역전하자 곧바로 다시 2득점하며 달아났고 10-12에선 하이런 5득점으로 다시 한 세트를 따냈다.

4세트 3이닝 만에 8점을 올리며 달아난 최원준은 마르티네스가 5득점하며 추격하자 3득점하며 집중력을 보였고 3차례 공타를 이어갔지만 행운의 키스를 포함해 깔끔한 마무리샷으로 경기를 끝냈다.

결승에도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이다. “남들보다 능력에서 앞서는 건 없다. 집중하는 능력은 조금 좋은 것 같다”는 최원준은 “좋은 공이 왔을 때 연달아 칠 수 있을 때 집중을 하고 어려운 공일 때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그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