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안우진 '대기'-이영준 "팔 뽑힐 때까지"-밴헤켄 "무조건 우승", 키움히어로즈 간절함 [SQ현장메모]

2019-10-25     안호근 기자

[고척=스포츠Q(큐) 글·사진 안호근 기자] 2연패, 벼랑 끝에 몰렸다. 키움 히어로즈는 11.1%의 확률에 사활을 건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25일 안방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 베어스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MBC, 네이버, 다음, 푹 TV 생중계)에 나선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주고 역전 드라마를 쓴 경우는 단 18번 중 2번. 낮은 확률이지만 그 희생양이 모두 두산이었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키움은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다.

 

 

고척 3연전을 치르게 된 장정석 감독은 “승리가 우선이다.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몰려 있는 건 맞지만 준플레이오프 시작부터 생각한 건 항상 벼랑 끝이었다는 것”이라며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할 것이다. 선수들도 재밌게 하려고 한다. 잘 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아무리 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던 두산이라고 하지만 3연승 후 뒤집혔던 기억은 없다. 체력, 기세 등 여러 면에서 두산이 우위를 잡고 있는 건 분명하다.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PO를 거치며 분투했던 불펜 투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철벽과 같았던 그들이지만 한국시리즈에선 조상우, 이영준을 제외하고는 다소 흔들릴 조짐을 보였다.

체력적 부담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안우진의 결장이 뼈아프다. 조상우와 ‘150㎞ 듀오’로 멀티이닝을 도맡았던 핵심 불펜이지만 훈련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해 결장이 길어지고 있다.

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안우진은 “병원을 가서 침 치료를 받았다. 안 아픈 부위는 느낌이 없지만 통증이 있는 곳은 찌릿찌릿하더라. 확실히 나아진 걸 느낀다”며 “혼자 신발신기도 힘들었지만 이젠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이날은 반드시 출전하겠다는 각오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관리를 잘 못한 것 같아 스스로에게 실망이 크다”면서도 “약간 타이트한 느낌은 있지만 괜찮다.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몸을 풀게 하고 있다. 혹시 (몸 상태가)안 좋으면 불펜코치가 사인을 줄 것”이라며 “코치가 괜찮다고 하면 던질 수 있다. 최대 2이닝, 기본 1이닝 정도는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불펜 피칭에서 10구를 던지며 감각을 조율했다.

안우진이 없는 사이 조상우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건 이영준이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팔이 뽑히도록 던지겠다”고 다소 격한 각오를 외쳤다.

키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반가운 손님도 방문했다. 키움의 가을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앤디 밴헤켄이다. 그는 “아내와 함께 언제 한번 한국을 다시 찾고 싶었다. 키움이 한국시리즈에 가면 가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그 시점이 빨리 왔다”며 “다양한 곳에서 야구를 했지만 이곳에서 가장 오래 뛰었다. 가족 같다는 생각을 한다. 선수들이나 코치진, 팬들 모두 의미 있는 사람들”이라고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2017년 에릭 테임즈는 친정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찾아 응원단상 옆 리프트에까지 올라 깃발을 흔들었다. 밴헤켄은 “성격이 조용해 그런 건 못하겠지만 어떻게든 응원을 보낼 것”이라며 “무조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잘해서 이긴다면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괜한 말은 아니다. 밴헤켄은 귀국 일정을 묻는 질문에 “7차전 다음날”이라며 키움의 우승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였다.

옛 에이스의 응원과 필사적 각오. 안방에서 홈팬들에게 경기력으로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