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미들즈브러] '손톱' 손흥민 아쉬움, 실망하긴 이른 이유

2020-01-06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복귀전에서 최전방에 선 손흥민(28)은 토트넘 홋스퍼의 구세주가 되지 못했다. ‘해리 케인이 없으면 손흥민이 왕’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이날은 적용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미들즈브러의 2019~2020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 원정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팀은 2부 리그 팀에 1-1로 비기며 재경기를 치르게 됐다. 바쁜 일정에 걸림돌이 생겼다.

 

 

4경기 만에 선발로 나선 손흥민이다. 지난해 12월 23일 첼시전 안토니오 뤼디거를 발로 차 퇴장을 당한 이후 결장해야 했기 때문.

경기를 앞두고 조세 무리뉴 감독은 “쏘니가 돌아온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경기 후 반응은 달랐다. 런던이브닝스탠다드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은 “선수들은 할 수 있는 걸 했지만 손흥민과 모우라를 케인처럼 바꿀 순 없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4-2-3-1 포메이션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 루카스 모우라가 그 뒤를 받쳤다. 경기 중간엔 모우라와 투톱 형태를 이루기도 했다.

무리뉴의 말은 케인과 포지션 자체가 다른 두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그의 공백을 완벽히 메울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모우라는 동점 헤더를 터뜨렸음에도 역할적 측면에서 무리뉴 감독은 만족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케인이 없는 가운데서도 제 역할을 해내며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까지 견인했던 손흥민이다. 리그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케인이 빠졌을 때 많은 골을 넣었고 팀 결과도 더 좋았다.

 

 

차이는 존재한다. 알리와 에릭센 등은 물론이고 3선 자원들도 당시에 비해서는 경기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태다. 또 하나는 당시엔 페르난도 요렌테(나폴리)가 케인의 자리에 서고 손흥민이 변형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손흥민으로선 부담을 덜면서도 공격적 기여를 높일 수 있는 이유였다. 그러나 지금 토트넘에선 요렌테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가 없었다.

손흥민이 동료들을 위해 희생했다. 요렌테의 역할을 해야 했다. 수비적으로 라인을 끌어내린 미들즈브러 적진에 뛰어들어 자리싸움을 벌였다. 그 때문에 장기인 슛은 단 하나에 그쳤다. 모우라가 상대적으로 편하게 뛰며 슛 4개와 동점골까지 넣을 수 있었던 이유다. 슛으로 연결된 키패스도 4차례나 있었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9를 매겼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세르주 오리에(7.9), 골을 넣은 모우라(7.7), 수비를 든든히 지킨 토비 알더베이럴트(7.2)에 이은 팀 4위였지만 스스로도 만족스럽진 못했다.

그럼에도 기대감을 내려놓을 순 없다. 지난 시즌 아약스와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손흥민-모우라 조합으로 명경기를 만들어내며 결승행을 만들어냈던 토트넘이다. 복귀전이었음을 고려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진정한 시험대는 오는 12일 오전 2시 30분 열릴 선두 리버풀과 홈경기다. 리버풀은 리그에서 11연승을 달리고 있고 지난 시즌부터 37경기 무패(32승 5무)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공수 어느 곳에서도 빈틈을 찾기 힘든 극강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손흥민이 리버풀전엔 ‘케없손왕’의 면모를 보이면 이날 무리뉴의 실망감을 단숨에 극찬으로 바꿔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