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 클럽 수익 격차 줄었다? EPL 추격 '현재진행형'

2020-01-29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라리가(스페인 1부) 20개 구단의 전체 수익은 늘고, 클럽 간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1992년 리그를 재출범, 중계권을 공동분배 방식으로 재편한 뒤 각 구단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큰 인기를 얻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뒤를 쫓는 셈이다.

라리가는 지난 23일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2 : 1에 달했던 대형클럽과 소형클럽의 수입 격차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2018~2019시즌 방송수익 배분을 기준으로 최고소득 구단과 최저소득 구단의 차이가 3.5 : 1까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5년 라리가가 클럽의 중계권 수입을 리그 차원에서 중앙관리해 분배하는 방식을 도입한 이래 가장 적은 격차다. 5년 만에 얻은 가시적인 성과는 앞으로를 더 기대케 한다.

호세 구에라 라리가 기업 운영이사는 “클럽 규모에 따라 수입이 좌우되면 안 된다. 우리 시스템은 모든 클럽이 라리가를 전 세계 3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글로벌 리그로 만든데 일조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모델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최고 및 최저 소득 구단의 격차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계권 수익 구조에 대한 왕령법에 따르면 라리가 클럽은 중계권 수익의 일부를 스페인의 축구 구조와 스포츠 전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각 클럽의 중계권 수익 중 7%를 의무적으로 스페인 축구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의무를 띤다. 

이 총액의 절반은 라리가(1부), 세군다 디비시온(2부)에서 강등된 팀을 보상하는데 쓰인다. 나머지 절반은 라리가, 스페인축구연맹(RFEF)과 스페인고등스포츠평의회(CSD)로 나뉘어 각 레벨에서 스페인 축구를 발전시키는데 사용된다.

구에라 운영이사는 “우리의 특별한 재정 통제 체계를 통해 구단은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이익을 볼 수 있다. 또 성장을 원하는 재정 체계가 건전한 구단들의 보다 균형 잡힌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라리가는 사무국에서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온 빅데이터 툴을 모든 구단에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 툴을 통해 구단들이 사업 관련 결정을 내릴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라리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및 분석 부서는 지난 2년간 스페인 클럽들이 시장 분석과 전략적 비즈니스 결정을 위해 가능한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올 시즌 새로 출시된 시스템을 통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부터 TV 시청자, 소셜 미디어 통계, 전 세계 거시경제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중요지표를 최신화 해 제공한다.

오스카 마요 라리가 국제개발 부서장은 “이런 도구들 덕에 클럽은 모든 전 세계 각 시장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각 시장에서 핵심성과지표(KPI)를 확인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곳을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리가의 EPL 추격이 거세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양분하는 리그라는 인식을 서서히 깨면서 아시아 등 EPL이 선점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라리가 구단 간 수익 격차가 줄어들어 투자 규모가 어느 정도 평준화되면서 전력 차도 줄고 있는 추세다. 이에 데이터에 기반한 시장 공략까지 라리가의 장밋빛 청사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