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축덕카드, 축구판에 주입되는 '감성'

2020-02-20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후보 단일화는 시대의 숙명! 리카 지지 호소!!”

K리그1(프로축구 1부) 대구FC의 마스코트 빅토가 같은 팀 후배 마스코트 리카의 지지를 호소하며 후보 단일화를 천명했다. 현재 한창인 ‘2020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22개 구단의 정체성을 알리고 팬과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마스코트의 중요성을 증대하고자 반장선거를 기획했다. 100% 팬 투표로 진행되는 이번 선거는 지난 17일 시작돼 오는 25일 마감되며, 공식 투표 페이지에 접속한 후 회원 가입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팬들은 투표 첫 날부터 1인 1회 3개 마스코트에 투표가 가능하고, 실시간 득표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단 투표 마감 3일 전인 23일부터 득표 현황은 비공개로 전환된다. 투표 결과는 26일 예정된 2020 K리그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공개된다.

반장에 선정된 마스코트에게는 특별 제작한 반장 완장이 수여되며, 2020년 한 해 동안 K리그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피치를 누빌 자격을 얻게 된다.

투표 페이지에서는 22개 구단 마스코트가 직접 제출한 개성만점의 입후보지원서를 비롯해, 출마사진, 유세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지지하는 마스코트와 쌍방향 소통도 가능하다고 하니 팬들의 구미를 끌만한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마치 올스타전 팬 투표를 방불케 하는 이번 마스코트 반장선거 경쟁은 생각 이상으로 과열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각 구단들은 표심을 끌기 위해 열띤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7일 인천광역시를 상징하는 시조 두루미를 형상화한 새 마스코트 유티를 공개했다. 유티는 인천 팬 앞에 첫 선을 보이자마자 마스코트 반장선거에 출마, K리그 팬들에게 존재감을 알리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다.

대구는 19일 “빅토와 리카 두 마스코트 중 빅토가 '리카의 지지를 호소한다'며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리카는 19일까지 투표 2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단일화 이튿날 1위로 점프하는 데 성공했다. 

대구가 공개한 내용들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해 축구 팬들이라면 '아빠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빅토는 “작년 한 해 7만5735명의 팬을 만나며 K리그 최고의 활동량을 보여준 리카 후보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며 “당연히 리카 후보가 반장에 가장 적합하다“는 말로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빅토는 또 리카 후보의 선거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지하며 “반드시 리카를 2020 K리그 마스코트 반장으로 당선 시키겠다”는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리카 후보의 대변인 ‘리카맘’은 “축구가 도시를 바꿀 수 있었던 것처럼, 마스코트가 K리그를 바꿀 수 있다”며 “리카가 K리그 마스코트 반장이 돼서 변화의 과정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리카는 반장 선거 공약으로 △리카 이모티콘 출시 △리카 미국 유학(마스코트 마케팅 벤치마킹) △리카 유튜브 개설 △리카 달리기 대회(달리카) 개최를 약속했다.

2019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팬 프렌들리 클럽상·플러스 스타디움상·공로패를 휩쓸고,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우수 프로스포츠단' 부문 문체부 장관을 표창하며 K리그 최고의 팬친화 구단으로 발돋움한 대구 프런트의 센스가 묻어나는 작품이다.

울산은 이에 질세라 인기 캐릭터 '꼬마버스 타요'를 새 마스코트로 영입했다. 타요는 기존 울산 마스코트 호랑이 가족(강호, 설호, 건호, 미호)과 함께 경기장 안팎에서 구단 홍보 활동에 참여한다.

투표 마감을 5일 앞둔 20일 현재 K리그 각 구단은 인스타그램 등 공식 채널을 통해 마스코트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수많은 팬들과 구단 및 마스코트 간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며 선거전은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양상이다. 모 매체는 바티(FC안양), 퍼시(상주 상무), 뷍뷍이(충남 아산) 등의 선거캠프를 전화 취재하는 콘셉트의 유튜브 영상을 올려 팬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얻고 있기도 하다.

이번 이벤트는 축구판에 감성과 동심을 불어넣으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어 앞으로 연단위로 개최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지난해 연맹이 하나은행, 하나카드와 손잡고 선보인 ‘K리그 축덕카드’가 올 시즌에도 돌아온다. 기획부터 출시까지 축구팬들과 함께 소통하며 제작된 국내 유일의 K리그 팬카드인 축덕카드는 K리그 22개 전 구단을 아우르는 통합 혜택과 다양한 연중 이벤트로 작년 한 해 축구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총 20만좌 개설됐던 성원에 힘입어 올해도 12월 31일까지 축덕카드로 입장권 구매 시 K리그 22개 구단 입장권에 대해 홈·원정을 가리지 않고 신용카드는 장당 5000원, 체크카드는 장당 3000원의 할인 혜택(월 2회, 1일 2매 한)이 주어진다. 
 
또 축덕카드 가입 손님은 영화 할인을 비롯해 편의점, 대중교통, 통신요금,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다양한 제휴 적립과 할인 서비스도 제공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