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선빈 부상, 류지혁의 시간이 온 걸까 [프로야구]

2020-06-10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IA(기아) 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31)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할 전망이다. 갑작스레 트레이드돼 KIA 유니폼을 입게 된 류지혁(26)이 곧장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KIA는 9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KT 위즈와 방문경기에서 3-2로 이겼다.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선빈이 5회초 2사 2, 3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승 2타점을 올린 덕이다.

3루타도 가능할 정도의 타구였지만 김선빈은 2루를 밟은 뒤 더 나아가지 못했다. 오른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고, 덕아웃에 교체 사인을 냈다. 그는 곧장 김규성으로 대체됐다. 이후 인근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고 결과가 10일 내 나올 예정이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타율 0.340 36안타 14타점 16득점을 기록한 김선빈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건 KIA로선 악재일 수밖에 없다. 그의 공백을 메울 카드로는 류지혁이 꼽힌다.

류지혁은 지난 7일 투수 홍건희와 일대일 맞교환 형식으로 두산 베어스를 떠나 KIA로 이적했다. 양 팀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맞대결 직후 이 사실을 발표했다.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류지혁은 두산 내야의 미래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전천후 백업으로 활약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던 터라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류지혁은 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처음 트레이드된다고 들었을 때는 생각이 많았다. 나를 둘러싸고 트레이드 이야기가 많다는 건 알았는데 막상 된다고 하니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원래 눈물이 없어 울지 않으려 했는데 (두산) 형들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났다. 형들이 많이 챙겨줬고, 형들 덕에 실력도 좋아졌는데 떨어지려니 눈물이 났다”며 “(박)건우 형이 많이 울었다. 둘이 껴안고 5분 동안 울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KIA로 가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내게는 좋은 기회다. 외국인 감독님을 만나는 기회도 흔치 않은데 좋을 것 같다. 3루뿐 아니라 감독님께서 어디를 맡기시든 확실히 하겠다”는 말로 도약을 다짐했다. 그런 그가 이적 직후 바로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출신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류지혁의 가세는 3루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물론 타선에 좌타자가 추가되는 효과가 있다”며 “류지혁은 내야 모든 포지션을 할 수 있어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때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투좌타 멀티플레이어 류지혁은 충암고를 나온 뒤 2012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3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올 시즌 연봉은 1억500만 원. 

트레이드 당시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을 받치는 것은 물론 황윤호, 장영석이 번갈아 뛰고 있는 3루수 주전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따랐다. KIA 관계자 역시 “공수주를 두루 갖춘 류지혁은 전천후 내야수로 활용 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생은 롤러코스터라고 했던가. 갑작스런 동료와 이별에 눈물을 보였던 류지혁이 이름값을 올릴 찬스를 맞았다. 오재일(1루수), 오재원, 최주환(이상 2루수), 김재호(유격수), 허경민(3루수) 등 내야진이 탄탄했던 두산에서보다 그의 가치는 올라갈 것으로 점쳐진다. 올 시즌 타율 0.417로 타격 잠재력도 보여주고 있어 고무적이다.

류지혁을 내주자 두산 팬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예비 자유계약선수(FA) 허경민과 최주환의 거취가 불분명한 상황이라 류지혁의 존재가 위안 요소였기 때문이다. 

류지혁은 KIA로 둥지를 옮기며 “여기서는 ‘꼭 주전을 해야 한다. 백업 말고 주전하러 여기에 왔으니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두산 동료들도 ‘주전으로 뛰길 바란다’며 응원했다. 류지혁이 바람대로 KIA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