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웅의 밴드포커스] 113. ‘성장형 아이돌 밴드’ 투지(2Z) 서서히 진행 중인 음악적 성장

2020-06-17     박영웅

100회 이상 이어진 인디신 대표 장기 연재 기사 ‘박영웅의 밴드포커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수년간 인디신 전문 취재를 통해 다져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앨범 리뷰 및 밴드들의 음악 이야기를 다룰 계획입니다. 간단하고 쉽게 풀어내는 리뷰와 음악 이야기를 통해 국내 밴드 음악을 편하게 이해하며 즐기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성장형 아이돌 밴드' 2Z(투지)가 지난 5월 5일 발매한 두 번째 EP 앨범 ‘노스트럼(Nostrum)’ 공식 활동을 마무리하고 휴식기에 들어갔다.

투지의 이번 두 번째 미니앨범 '노스트럼'은 '성장형 아이돌 밴드'라는 콘셉트를 제대로 살려낸 작품이다. 4개월 전 데뷔앨범에서 보여줬던 비주얼 중심의 가요 아이돌 밴드 콘셉트와는 확연히 다른 정통 록밴드로서의 역량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투지의 이번 두 번째 미니앨범의 활동성과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사진=GOGO2020

 

◆ 2Z 두 번째 미니앨범 리뷰 '성과를 돌아보다'

투지가 지난 1월 발매한 데뷔 앨범 '위 투지'의 경우 멤버들의 뛰어난 비주얼과 대중적인 음악 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분위기였다. 하지만 첫 앨범은 이들이 가진 음악적 능력을 확실히 어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중가요 시장의 아이돌 밴드로서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정통 록 밴드로서는 한계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투지는 단 4개월여 만에 두 번째 미니앨범을 들고 나오면서 음악적으로 확 달라진 밴드가 됐다. '노스트럼'은 단순히 대중성만을 강조했던 첫 번째 미니앨범과는 달리 '밴드 본연의 음악'이었다. 강렬한 사운드와 향상된 보컬, 그리고 연주력이 조화를 이루며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위 투지' 때와는 다르게 가요 적인 색채를 줄이고 완벽하게 강렬한 얼터너티브록 사운드를 구현해내는 데 성공했다.

타이틀곡 '닥터'를 비롯해 '25', 'Not Bad' 모두 시종일관 강력한 사운드를 들려주면서 소프트한 팝 음악들에 지친 대중들을 사로잡을 만한 흡입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투지는 이번 앨범에서 전자악기의 비중을 확 줄이고 정통 록 사운드를 중심으로 음악을 완성해내면서 진정한 록 밴드로서의 색깔을 갖췄다.

[사진=GOGO2020

 

현재 국내 밴드신은 팝 장르에 밀려 얼터너티브록 장르계열의 음악들은 멸종단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귀에서 멀어지면서 얼터너티브록이나 해비하고 하드한 사운드를 장착한 새로운 록 음악들은 가뭄에 콩 나듯 확 줄어들어 버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투지는 놀라운 선택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듣기 쉽고 다루기 편안한 장르의 노래를 계속 했다면 어쩌면 편안하게 대중 음악시장에 안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투지는 대중성과는 조금 먼 스타일의 음악을 들고 나왔고 정통 밴드로서의 길을 선택했다. 첫 번째 미니앨범 시절만 해도 가요 아이돌 팀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대중적인 스타일을 강조했지만 단 4개월여 만에 진정한 밴드의 색채를 만들어낸 것이다.

투지의 이런 행보는 앞으로 이어질 음악 활동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감을 더욱더 높여주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투지에게 '밴드 투지'를 들어 보다(초간단 인터뷰)

1. 신인 밴드 투지는 성장형 밴드라는 콘셉트로 데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설정한 음악적 목표가 있을 것 같은데?

"네 맞아요. 저희는 완성형 밴드가 아니에요. 하지만 '진짜'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현재 진행형 밴드인 거죠. 아직은 많이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진짜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은 팬 분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고 발전하고 싶어요."

2. 이번 두 번째 미니앨범은 데뷔 앨범과는 확 달라진 분위기의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이것이 투지가 말하는 진정한 성장 같은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진정한 밴드로서의 색깔을 보여드리기 위해 큰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앨범이 나와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특히 타이틀곡 '닥터' 같은 곡은 이번 앨범에서 우리는 늘 도전하고 투지와 열정이 있다면 당연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을 담았어요. 이번 앨범처럼 앞으로 계속 발전하는 투지의 음악 계속해서 들려드리고 싶어요."

[사진=GOGO2020

 

3. 수년간 아이돌 밴드들이 대거 등장했다. 투지만이 가진 강점이 있다면?

"투지는 비주얼뿐만 아니라 음악적 색깔도 특별해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저희는 시작했을 때부터 한국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밴드들의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고 또 그런 음악들 곁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아이돌 밴드들과는 조금 다른 음악적 개성을 보여주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new york dolls의 파격적인 움직임, duran duran의 비주얼과 green day의 큐트함 등 다양한 매력과 장점들을 투지만의 개성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에요."

4. 앞으로 공연 등 계획 및 팬들에게 한마디

"앞으로 수많은 공연을 하게 되고 많은 팬 분을 만나 뵙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하지만 저희 투지가 늘 잊지 않는 단 한 가지는 어떤 환경이든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저희의 음악을 들려줄 때 단 한 명이 보고 있어도 단 한 명이 듣고 있어도 상관없으니 저희는 늘 저희가 하던 대로 저희의 투지와 열정을 보여주는 진짜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사진=GOGO2020

 

◆ 투지 소개

5인조 밴드[범준(드럼), 지섭(기타, 서브 보컬), 호진(메인보컬), 현웅(래퍼), 정현(베이스)] 투지는 지난 1월 14일 첫 미니앨범 'MY 1st Hero'를 발매하고 정식 데뷔했다. 주목할 점은 투지가 성장형 아이돌 밴드라는 큰 틀의 콘셉트를 잡고 활동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첫 시작은 부족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더욱더 뮤지션으로서의 능력을 끌어올리며 팬 층을 잡아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가요계에서도 아이돌 그룹들은 이미 완벽하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데뷔를 한 그룹이 있지만, 조금은 덜 완성된 상태로 데뷔해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그룹들이 있다. 투지는 후자에 속하는 '아이돌 밴드'다. 뛰어난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갖춘 밴드인 만큼 음악적 능력만 계속 성장한다면 앞으로 대세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