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 와서"… '2차 가해' 박지희 아나운서, TBS 하차

2020-07-29     김지원 기자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2차 가해'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던 박지희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TBS TV 시사교양 프로그램 '뉴스공장 외전 더룸'에서 하차한다.

박지희 아나운서는 지난 14일 인터넷에 공개된 '청정구역 팟캐스트 202회 1부'에서 고소인 A씨에 대해 "4년 동안 대체 뭐하다가 이제 와서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 너무 궁금하다"는 발언을 했다.

 

프리랜서

 

이어 "본인이 '처음에 신고를 하지 못했다. 서울시장이라는 위치 때문에 처음부터 신고를 했어야 했다'고 말하면서도 왜 그러면 그 당시에 신고를 하지 못했나. 저는 그것도 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해당 발언을 두고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박지희 아나운서가 진행자로 고정 출연 중인 '더 룸' 하차 요구도 확산됐다.

TBS 측은 당시 "박지희 아나운서는 우리 방송사 소속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프리랜서 방송인"이라며 "일단 외부 출연자가 우리 방송이 아닌 다른 방송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기 때문에 하차 논의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후 박지희 아나운서는 16일 유튜브 '이동형TV'에 출연해 "비난할 의도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찾아가서 말했으면 고통의 시간이 줄었을 것이라는 취지"라며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는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박원순

 

하지만 박지희 아나운서가 과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사건 피해자 김지은 씨를 비난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9월 '청정구역 팟캐스트 160회 2부-이재명 안희정 판결'에서 박지희 아나운서는 김지은 씨를 겨냥해 "한 가정을 파탄냈다"며 "(김지은 씨가 아니라) 안희정 아내한테는 정말 공감할 수 있다", "(내가 피해자라면 합의금으로) 용산에 집 한 채 정도 (요구하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논란 이후 개인 사정을 이유로 '더 룸' 출연을 잠정 중단했던 박지희 아나운서는 결국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 TBS는 "8월 편성 개편을 앞두고 열린 TBS TV 편성위원회에서 박지희 아나운서 건도 함께 논의되었고 최종적으로 하차를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한편,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용기 있는 외침! 김학순 할머니는 성착취 피해를 겪은 지 40년이 지난 1991년에 비로소 목소리를 냈다"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께도 ‘왜 이제서야~’라고 물으실 건가"라고 박지희 아나운서의 발언에 대해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