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김진수, 승부욕 넘어선 추태 [SQ이슈]

2020-08-10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1(프로축구 1부) 우승을 다투는 현대가(家) 양 구단을 대표하는 풀백들이 지난 주말 팬들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승부욕을 넘어선 추태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 주인공은 김태환(31·울산 현대)과 김진수(28·전북 현대)다. 

김태환은 지난 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하나원큐 K리그1 15라운드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서 경고를 2장 받아 퇴장 당했다. 그가 올 시즌 처음 얻은 레드카드지만 팬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그는 전반 12분 팔로 수원 염기훈의 진로를 방해해 옐로카드를 수집했다. 이후 경기는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펼쳐졌고, 그는 후반 추가시간 또 한 장의 노란색 딱지와 마주했다. 수원 김민우와 서로 유니폼을 잡아채가며 공을 다퉜고, 공이 아웃되자 김태환이 유니폼을 잡지 않은 다른 팔로 김민우를 밀어 넘어뜨린 것이다.

울산이 마지막까지 득점을 노렸던 만큼 김태환은 조금이라도 지체되는 시간을 줄여 플레이를 속개하려는 듯 보였지만 심판은 이를 위험한 플레이로 간주했다. 김태환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판정은 단호했다.

김태환은 빠른 주력과 우수한 몸싸움으로 호평 받지만 플레이 외적으로도 거친 플레이가 잦아 이중성을 띤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국가대표로 선발될 만큼 뛰어난 능력을 갖췄지만 때때로 승부에 매몰돼 주변을 둘러보지 못할 때가 있어 우려가 늘 꼬리표처럼 따랐다.

김진수는 같은 날 대구FC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36분 김대원에게 반칙을 당해 넘어진 뒤 주저앉고 말았다. 직후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는 김대원을 향해 “야, 야”하며 부르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포착돼 빈축을 샀다.

1997년생 김대원에게 1992년생 김진수는 5년 위 선배인데, 아직까지 축구계 선후배 위계질서가 잔존함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 대목이다. 화면에 잡히진 않았지만 김대원은 결국 돌아와 김진수에게 사과를 건넨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2-0으로 승리했지만 김진수의 행동은 아쉬움을 남기기 충분했다. 김진수 역시 이따금씩 지나친 의욕 탓에 동료에 대한 존중을 잊은 듯한 행동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이번 장면은 경기력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해 여러 커뮤니티에서 언급되고 있다.

김진수와 김태환 모두 내달 예정된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과 2차례 평가전에 A대표팀 멤버로 소집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원도 U-23 대표팀에서 A대표팀을 상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형님’들이 실력에 걸맞은 품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