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호 눈물 이적, '이강인 시대' 향한 기대와 우려 [해외축구 이적시장]

2020-08-13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따돌림 논란’ 중심에 섰던 다니 파레호(31)가 발렌시아를 떠나 라이벌팀 비야레알로 떠났다. 과연 이강인(19)에게 호재이기만 한걸까.

비야레알은 12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파레호 영입 소식을 전했다. 프란시스 코클랭(29)도 함께 떠났는데 둘 모두 4년 계약을 맺었다.

주장이던 파레호는 눈물을 보였을 만큼 팀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자신은 원치 않았지만 팀에서 강력히 밀어붙은 이적이었다. 중앙 미드필더 둘이 사라진 상황. 이강인은 무주공산의 중원을 차지하게 될까.

 

◆ 파레호-코클랭 이적 의미는?

파레호는 올 시즌 스페인 라리가 35경기 출전해 8골을 넣었다. 모두 선발 출전이었을 만큼 그의 비중은 그 누구보다 높았다.

이강인에겐 걸림돌 같은 존재였다. 포지션이 중앙 미드필더로 겹치는데다가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경질을 두고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페란 토레스(20)는 파레호를 비롯한 팀 동료들이 마르셀리노의 경질을 자신과 이강인의 탓으로 돌리며 따돌렸다고 전한 것.

중심엔 피터 림 구단주가 있었다. 그는 늘 이강인과 같은 유망한 자원들을 중용할 것을 강조했는데, 마르셀리노 감독은 이에 반기를 든 것. 국왕컵(코파델레이) 우승과 리그 4위라는 성과를 얻었음에도 그를 경질한 이유였다.

이후 감독 교체에도 이강인은 중용되지 못했고 피터 림 구단주는 다시 한 번 새 감독을 데려왔다. 그는 시즌 전부터 이강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다만 기존 핵심 전력이던 이들의 이적 없이는 쉽지 않은 상황. 결국 피터 림 구단주는 두 핵심 선수를 이적시키면서까지 ‘이강인 키우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몸 값이 비싼 선수들을 내보내 팀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는 측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 이강인 위주로! 좋게만 볼 수 있나

팀의 개편은 분명 그에게 가장 절실한 출전 기회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파레호와 코클랭이 중앙 미드필더. 하비 가르시아 감독은 이강인을 다음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2선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뜻을 밝혔는데 가장 익숙한 중앙 미드필더 출전 기회도 늘어날 수 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1군으로 승격한 뒤 라리가에서 총 20경기, 466분 출전에 그쳤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하고도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안정적으로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강인은 날개를 달 수 있다. 막강한 상대들과 경쟁하면서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걱정 또한 적지 않다. 이강인은 아직 성장기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등 정도 되는 선수들에게나 주어지는 환경이 그에게 제공되고 있는 셈이다. 동료들의 시샘 혹은 감독의 눈치보기 등이 벌어진다면 이강인은 정신적으로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또 곧바로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이 자리를 마땅히 채울 수 있는 인물이 없다. 팀 재편에 대한 책임이 고스란히 이강인에게 돌아올 수 있다. 유망주의 성장을 바랐던 팬들이지만 핵심 선수들을 버리고 온전히 팀을 그들만을 위해 재편하는 걸 반가워할수만은 없을 것. 팬들에게도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

당장은 이강인을 믿는 수밖에 없다. 스스로도 그토록 원했던 출전 기회를 늘릴 기회다. 실력으로 증명한다면 동료와 팬들의 마음을 모두 되돌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