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포러브식 인종차별 반대운동, 박지성-이영표 선봉

2020-09-02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축구를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Shoot for Love)’가 인종차별 반대운동에 나섰다. 이른바 ‘We Can Kick Racism(우리는 인종차별을 날려버릴 수 있어)’ 운동의 시발점에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3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앰버서더(홍보대사)와 이영표(43) 삭스업 대표가 함께해 눈길을 끈다.

슛포러브는 지난달 30일 박지성 대사가 출연한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유니폼 차림의 박 대사가 ‘China virus’, ‘chink’, ‘DVD’ 등 사회 혹은 축구계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거나 혐오를 유발하는 단어들이 새겨진 벽 앞에 서 있다. 그는 이내 몸을 던지는 발리슛으로 ‘Racism’이라는 글자를 깨뜨린다.

깨진 벽 너머로 슬로건 ‘We Can Kick Racism’, ‘out of Football(축구로부터)’이 나타나고 이내 문구는 ‘out of Everwhere now(어디에서든 지금 당장)’로 바뀐다.

슛포러브는 이 캠페인을 챌린지로 이어간다. 멋진 킥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고, 다음 도전자 3명을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해시태그 ‘#WeCanKickRacism’를 곁들이면 된다.

박지성 대사는 슛포러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전 세계 각지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이후에 동양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을 축구계에서 그리고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없애는 데 힘을 합쳐주세요”라며 다음 주자로 파트리스 에브라(은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지소연(첼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를 호명했다.

슛포러브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 하나당 1000원씩 인종차별 반대 관련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최대 10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고, 기업의 참여도 받는다.

1일에는 이영표 대표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 대표는 “모든 인간은 인종을 떠나 그 누구도 차별 받을 이유나 차별할 권리가 있지 않습니다. 이 캠페인은 차별에 반대하는 우리들의 분명한 목소리이며 동시에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다짐입니다”라며 기성용(FC서울)과 배우 류준열 그리고 도르트문트 앰버서더 파트릭 오보모옐라(은퇴)이 이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권유했다.

박지성 대사와 이영표 대표는 앞서 슛포러브 영상을 통해 영국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던 시절 당했던 인종차별과 유럽 현지 실태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에서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 제이컵 블레이크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희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등 체육계에서도 표어 ‘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를 근간으로 사회적 흐름에 동참하며 지지를 적극 표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나 출신 흑인 방송인 샘 오취리의 한국인에 대한 역차별 소지가 다분한 발언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슛포러브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전 세계 그리고 축구계에 만연한 동양인 차별 행태를 깨기 위한 운동에 나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