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LG의 변신, 프로농구 개막이 기다려진다 [컵대회]

2020-09-28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이대성 최우수선수(MVP). 고양 오리온이 자유계약(FA) 시장에 참전해 결실을 맺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리온은 지난 20일부터 여드레 간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7일 결승전에서 서울 SK를 94-81로 물리치는데 앞장선 이대성이 기자단 투표 58.1%(25/43)를 획득, 으뜸별이 됐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승률이 고작 0.320(13승 30패)였던 꼴찌 오리온의 환골탈태다. 전주 KCC에서 FA로 풀린 이대성을 3년 보수 총액 5억5000만 원(연봉 4억+인센티브 1억5000만)에 영입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대성의 이번 대회 4경기 기록은 17.0점 4.0리바운드 6.0어시스트 1.8스틸이다.

 

오리온에 이대성이 합류하고 강을준 감독이 부임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됐던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과거 타임아웃 때 “우리는 영웅이 필요 없다. 성리(승리)가 우선이라 했지”라는 명언을 남겨 ‘성리학자’라 불리는 강을준 신임 감독과 통통 튀는 플레이를 즐기는 이대성이 과연 결합할 수 있느냐가 이번 컵대회의 최대 관심사였다.

새 외국인 디드릭 로슨의 선전도 고무적이다. 1순위 외인 제프 위디가 발목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평균 22.3점, 13.0리바운드로 활약했다. 결승전에서는 22점 17리바운드에 7어시스트 3스틸을 곁들였다. 이대성 외에 이승현, 허일영, 최진수, 김강선, 한호빈 등 국내선수들의 기량이 훌륭한 오리온으로선 이타적인 로슨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장신 포워드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오리온에 밀렸지만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공동 1위의 저력을 보여줬다. 김선형부터 김민수, 최준용, 안영준, 김건우에 이르기까지 부상자 속출로 풀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음에도 준우승을 일궜다. 최성원, 변기훈, 배병준, 양우섭이 부지런히 뛰어 강호 원주 DB, 안양 KGC를 잡은 게 값진 수확이었다. 

SK의 외국인 조합(자밀 워니-닉 미네라스)은 최상급이다. 개막에 맞춰 김선형, 최준용, 김민수가 돌아오면 속도와 스피드가 한결 업그레이드된다. 컵대회에서 비중이 높았던 국내멤버들이 식스맨으로 돌아가는 문경은 감독의 SK는 역시나 우승후보다.

 

조별리그 1승 1패로 탈락하긴 했지만 창원 LG도 달라진 경기력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시즌 16승 26패, 9위로 오리온과 처지가 비슷했던 LG 역시 사령탑을 바꿨는데 에너지가 있어 보였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첫 경기에서 99점을 올렸고, KGC와 2차전에서 4쿼터 맹렬히 추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조성원 감독이 표방한 ‘공격 농구’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새 시즌 전초전 성격인 컵대회를 마친 프로농구(KBL)는 이제 새달 9일 정규리그 개막으로 270경기 대장정에 돌입한다. 개막전 매치업은 SK-현대모비스다. 올 시즌은 지난 시즌 3할대 승률에 머물렀던 두 팀 LG와 오리온의 변신으로 순위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