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나달 '흙신' 대결? 남자테니스 변곡점 맞나 [프랑스오픈]

2020-10-05     김의겸 기자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차세대 ‘흙신’으로 통하는 세계랭킹 3위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과 현 시대 ‘흙신’ 2위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이 올 시즌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총상금 3800만 유로·518억 원·롤랑가로스) 4강에서 격돌할 전망이다.

팀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위고 가스통(239위·프랑스)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6-4 6-4 5-7 3-6 6-3)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나달은 서배스천 코르다(213위·미국)를 3-0 완파해 8강 대진표에 선착했다.

팀과 나달이 8강전에서 나란히 승리하면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지난 두 대회 연속 결승에서 만난 두 신구 ‘흙신’ 맞대결 성사 가능성에 테니스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팀은 지난달 초 열린 US오픈에서 나달과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까지 이른바 ‘빅3’ 외 선수로는 4년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차세대 기수 중 한 발 앞서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US오픈에 나달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페더러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조코비치는 홧김에 친 공이 심판에 맞는 바람에 어이 없이 실격패를 당했다. 빅3가 일찌감치 빠진 바람에 반쪽짜리 우승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에 팀으로선 자신이 전통적으로 강했던 프랑스오픈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을 입증하고자 한다.

팀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준결승 이상 진출하며 클레이코트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나달에 석패했다. 4강에서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설욕전이기도 하다. 팀이 승리한다면 새 시대가 한층 다가왔음을 시사하는 셈이기도 해 의미가 남다르다.

프랑스오픈에서만 12회 우승한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페더러가 보유한 메이저 남자단식 최다우승 타이기록(20회)에 도전한다.

팀은 이날 세계랭킹에서 한참 낮은 가스통에 고전했다. 가스통의 허를 찌르는 드롭샷에 처음부터 애를 먹더니 1, 2세트를 따내고도 3, 4세트를 내줘 위기에 몰렸다. 그는 경기 뒤 “그런 드롭샷은 정말 오랜만에 경험했다.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듯했다”면서 “매우 어려웠던 경기에서 정신·육체적으로 끝까지 평정을 유지한 나 자신에게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팀은 8강에서 디에고 슈와르츠만(14위·아르헨티나)을 상대한다. 역대 상대전적은 팀이 6승 2패로 우세하다. 메이저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달은 알렉산더 즈베레프(7위·독일)를 격파한 야니크 시너(75위·이탈리아)를 만난다.

한편 US오픈 전까지 연승을 달리며 독주했던 조코비치는 16강에서 카렌 하차노프(16위·러시아)와 격돌한다. 

여자단식에선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우크라이나)가 카롤린 가르시아(45위·프랑스)를 잡고 8강에 안착했다. 한편 톱 시드 시모나 할렙(2위·루마니아)과 2번 시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4위·체코)는 모두 8강에 들지 못했다. 특히 할렙은 19세 신예 이가 슈비온텍(54위·폴란드)의 돌풍에 희생됐다.

2020 프랑스오픈은 JTBC3 골프&스포츠, 네이버스포츠, 아프리카TV를 통해 국내에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