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 김하성, 2루수 적응? 답은 방망이! [MLB]

2021-01-08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어느 포지션이나 자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새내기 김하성(26)은 자신만만하다. 2루수로는 KBO리그에서 단 6경기만 출전했을 뿐이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김하성은 지난 6일(한국시각) 비대면으로 진행된 입단 기자회견에서 샌디에이고 이적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최고 조건을 받고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파드레스에 합류하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신인상과 팀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가장 큰 변수로 꼽힌 포지션 적응 또한 문제될 게 없다는 태도. 타격에 대한 자신감이라고도 볼 수 있다.

 

KBO리그 최고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김하성은 지난 1일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426억 원) 계약을 맺었다. 연봉은 강정호, 박병호를 넘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입단 초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높은 기대치를 방증한다.

팀 선배이기도 했던 강정호를 통해 김하성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KBO리그에서 김하성 이전 히어로즈의 유격수였던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첫 2시즌 맹활약했다. 2019년 복귀해 부진했음에도 통산 OPS(출루율+장타율)는 0.796으로 포지션을 고려할 때 수준급이었다.

김하성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치는 이유다. 같은 팀에서 유격수로 활약하며 KBO리그를 정복해다는 점, 장타율과 수비가 준수하다는 점 등이 유사하다. 현지에선 장타력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낫다는 평가다.

문제는 환경뿐 아니라 포지션 등도 익숙지 않다는 점. 김하성은 유격수 외 3루수로도 뛰었는데, 샌디에이고 유격수와 3루수엔 확고한 터주대감들이 있다. 3루수 매니 마차도(29)는 2019년 10년 3억 달러(3282억 원) 대형 계약을 맺은 스타 플레이어다. 2019년 32홈런을 날렸고 지난 시즌엔 전 경기 3루수로 나서 OPS 0.950을 기록했다.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는 2019년 데뷔해 지난 시즌 59경기에서 17홈런 장타율 0.582로 MVP급 활약을 펼쳤다. 향후 10년 이상 파드리스를 짊어질 선수로 평가받는다.

 

결국 김하성은 경험이 적은 2루수로 나서야 한다. 그러나 김하성은 “어릴 적부터 내야수를 봤다. 내야에서 자리는 큰 문제없다. 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강정호가 오버랩된다. 입단 초기 피츠버그 내야는 모두 경쟁자들이 있었는데 강정호는 뛰어난 타격과 준수한 수비를 바탕으로 유격수, 3루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김하성이 경쟁해야 할 선수는 제이크 크로넨워스(27)와 주릭슨 프로파(28). 프로파엔 타격에서 충분히 앞설 수 있다. 크로넨워스는 내셔널리그 신인상 투표 2위에 빛나는 기대주지만 좌투수에게 약하고 외야로 포지션 변경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충분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김하성이 2루 수비에 무난히 적응하고 강정호 만큼 타격 능력을 보인다면 충분히 주전급으로 도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차도, 타티스, 에릭 호스머, 크로넨워스 등과 같은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기 할 수 있어 기쁘다. 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21년은 파드리스에 엄청난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팀 우승이 목표다. 팀에 많은 도움이 되도록 플레이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잘해서 신인왕을 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결국 중요한 건 타격이다. 김재환, 나성범 등이 김하성에 비해 결코 타격에서 밀리지 않지만 포지션 특성상 김하성과 같은 성적을 내는 선수는 빅리그에서도 찾기 힘들다. 비교대상은 강정호다. 그만한 성적만 낼 수 있다면 빅리그 생존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