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종-라모스-오지환 '휘청', LG 류지현 감독 3색 대응법 [프로야구]

2021-05-05     안호근 기자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3경기 18실점하는 동안 단 6득점. LG 트윈스 타선이 흔들리고 있다.

공동 3위에 올라 있는 LG는 팀 타율 0.233으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마운드의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타선이 살아나지 않으면 5할 승률 수성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 라이온즈에 당한 3연패는 그 시작점일 수도 있다.

특히 로베르트 라모스(27), 이형종(32), 이천웅(33) 등의 부진이 뼈아프다. 

 

라모스는 지난해 37홈런 86타점, LG 타선을 이끌었다. 홈런은 전체 2위였다. LG가 그를 다시 붙잡은 이유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24경기에서 타율 0.212 3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는 0.660에 그친다. 득점권 타율은 0.133 더 약해진다.

5일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어린이날 매치를 앞두고 만난 류지현 감독은 “(부진의) 원인을 간과하면 안 되기에 내부적으로 면밀히 살폈다”며 “훈련량 부족이 결과로 나타난 게 아니냐는 분석을 했다”고 밝혔다.

국내 스프링캠프 합류가 늦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자가격리로 2주를 더 소모했다. 선수들은 연습경기에 나서고 있을 때서야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제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에서 시범경기와 시즌을 맞이 했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훈련량을 조금 더 늘려볼 생각이다. 류 감독은 “(원정팀보다 훈련을 먼저하는) 홈경기 때 조금 먼저 훈련을 시작해볼 생각”이라며 “그런 게 결과로 어떻게 나타나는 지는 조금 지켜볼 것이다. 자연스레 성적 향상으로도 이어지면 좋겠다. 내일 중으로 이야기를 나눠 금요일 경기부터는 시도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종의 부진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타율 0.296 17홈런을 날린 이형종은 타율 0.209에 허덕이고 있다. 라모스와는 달리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

류 감독은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그 전에 치료를 했는데 움직임이 많다보니 큰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며 “(스스로는) 잘 안 되서 참고 잘해보려고 했는데 공 쫒아가는 모습이 정상적이지 않아 다시 확인하니 안 좋은 상태라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지난 2일 2군행을 결정했다. “잠깐 휴식이 필요해 내려갔다고 하면 함덕주처럼 열흘 정도 뒤에 준비시킬 수 있는데 이형종과 이천웅 등은 컨디션이 떨어져 내려갔기에 2군에서 정상 궤도에 올라왔다는 보고가 왔을 때 올리려고 한다”며 “질책성 등이 아닌 아직 더 많은 경기가 남았기에 기량이 있는 선수들이 제 컨디션 찾아 팀 이끌어줘야 해서 내린 결정이다. 컨디션을 빨리 되찾은 뒤 팀에 와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지환(31)의 부진도 심상치 않다. 10년 이상 LG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한 오지환은 지난해 커리어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성적을 올렸으나 올 시즌엔 타율 0.190 2홈런 9타점 OPS 0.643으로 슬럼프에 빠져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쉽게 2군에 내릴 수는 없다. 이미 이형종과 이천웅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전력 공백을 최소화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책은 세워뒀다. 신인 이영빈(19)을 콜업한 것. 류 감독은 “팀이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면 벌써 엔트리에 올릴 선수는 아니었다”면서도 “주축의 변화가 있고 오지환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체력적으로도 세이브 해줘야 한다면 이영빈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군에서 유격수와 2루수를 함께 준비한 이영빈. “2군에서 문보경, 한석현과 함께 가장 잘하고 있었다”며 “(선발 출전은)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 두산전 어린이날 시리즈에 부담을 안겨주긴 조금 그렇다고 생각했다. 주말 시리즈에 오지환의 컨디션에 따라 스타팅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오지환은 2번 유격수, 라모스는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이들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류지현 감독의 계획이 생각보다 빠르게 실행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