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컬링 팀킴, 베이징올림픽행 일보 앞으로

2021-06-29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3년 전 한국엔 컬링 열풍이 일었다. 생소하기만 했던 종목은 어느덧 인기스포츠가 됐다. 그 중심에 ‘팀 킴’이 있었다.

영원할 줄만 알았던 인기와 기쁨 등은 신기루와 같았다.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지도자 일가 갑질 논란이 번졌고 이를 수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이젠 다시 한 번 환희의 순간을 즐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힘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는 경북체육회가 아닌 강릉시청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팀 킴은 28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1차전 여자부 결승에서 경기도청을 11-6으로 잡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4엔드까지 4-1로 앞섰지만 2014 소치 올림픽을 경험한 저력의 ‘컬스데이’ 경기도청도 만만치 않았다. 5엔드에 3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고 6,7엔드 점수를 내며 7-3까지 달아났으나 8엔드 1점 차로 추격당했다.

결국 또 스킵 김은정의 몫이었다. 9엔드 마지막 스톤으로 하우스 중앙에 있던 경기도청의 스톤 2개를 모두 쳐낸 그는 팀에 4점을 선사했다. 경기도청은 마지막 엔드를 앞두고 ‘굿게임’을 선언하며 강릉시청의 승리를 인정했다.

이 대회는 2021~2022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하고 있다. 선발전은 3차전까지 진행되는데 1차전 우승팀 강릉시청이 2차전에서도 정상에 오르면 3차전을 치르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게된다. 1,2차전 우승팀이 다를 경우엔 3차전에서 맞대결로 최종 국가대표를 가린다.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초희, 리드 김선영, 후보 김영미로 구성된 강릉시청은 김경두 일가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하며 이들과 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국가대표는 다른 이들의 몫이었다. 올해 올림픽의 영광이 묻어 있는 강릉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번 대회 강릉시청 소속으로 첫 정상에 오르며 희망을 키웠다.

 

물론 2차전 우승을 하더라도 올림픽행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2021~2022시즌 대표팀은 오는 12월 열리는 동계올림픽 자격대회(퀄리피케이션)에서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부터 따내야 한다.

앞서 지난달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섰던 팀 킴은 7승 6패로 공동 5위에 그치며 승자승 원칙에 밀려 출전권을 놓쳤다. 부족한 실전경험 등으로 인해 초반 4연패에 머물렀고 그 타격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감각을 끌어올리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를 자아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뛰어난 경기력으로 올림픽행 청신호를 밝혔다.

강릉시청 스킵 김은정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차전에서 우승으로 마무리하게 돼 다행이다. 초반에 웨이트 같은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실수를 가져가지 않고 변화시켜가면서 우리가 하려는 샷에 집중한 덕분에 잘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드 김경애는 “1차전 끝내서 좋은데 좋은 것은 오늘로 끝내고 1차전 생각은 버리고 2차전을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자부 1차전 결승전에선 경북체육회(스킵 김수혁)가 현 국가대표 경기컬링연맹(스킵 정영석)을 10-7로 꺾었다. 이기복·이기정 쌍둥이 형제를 강원도청으로 보내고 베테랑 김수혁과 믹스더블 선수였던 전재익을 영입하는 변화 속 2년 만에 태극마크 탈환 가능성을 높였다.

스킵 정영석, 서드 김정민, 세컨드 박세원, 리드 이준형으로 구성된 경기도컬링연맹은 ‘비 실업팀’으로 2020~2021시즌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신화를 쓴 팀인데 이번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