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중단 책임 NC, 방역수칙까지 어겼다면?

2021-07-14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네버스톱(Never Stop)’이란 말은 무색해졌다. 멈추지 않고 힘차게 나아가자는 NC 다이노스 캐치프라이즈는 역설적 표현이 됐다. 오히려 NC는 자신들만이 아닌 리그 전체를 중단시켜버리는 촌극을 만들었다.

NC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두산 베어스를 거쳐 KIA 타이거즈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NC와 두산 선수들은 대부분 자가격리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NC와 두산의 요청에 따라 KBO는 장고를 거쳤고 결국 리그 전체가 멈춰서게 됐다.

정확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팬들은 이 결정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다. 심지어 방역 수칙 위반에 대한 의혹까지 나오자 비판의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리그 중단 논란과는 별개로 확진자들에게 절대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무서운 감염성을 고려하면 선수들의 부주의함만이 문제였다고 여길 수도 없는 문제다. 최근 델타 변이로 인한 확산세가 가파르고 확진자 30% 가량은 감염 경로를 알지 못한 채 무방비로 피해를 입고 있다.

다만 방역수칙을 어겼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확진 판정을 받은 NC 선수들이 원정 숙소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외부인과 접촉했고 5인 이상 집합 금지(4단계 이전) 규정을 어기고 음주를 즐기다가 감염됐다는 이야기가 확산되고 있다.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2021 코로나 19 통합 대응 매뉴얼’을 발표했다. 지난 한 시즌을 무탈하게 치렀고 이 같은 경험을 통해 더욱 세부화된 예방 조치들을 포함시켰다.

여기엔 선수단 거리두기 지침도 포함돼 있었다. 사적 모임 인원 제한 지침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타구단 선수들을 비롯해 외부인과 만남 등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것. 친분이 있는 타 팀 선수들과도 사적으로 만남을 갖기 어려워진 것이다.

 

KBO가 리그 중단을 발표한 뒤 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NC는 “저희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KBO리그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모든 야구팬, KBO 회원사, 파트너사, 각 팀 선수단, 리그 사무국 관계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방역당국 역학조사에서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될 경우 리그 코로나 대응 매뉴얼에 따라 구단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전했다.

우선은 기다려 볼 때다. 방역 수칙을 어긴 게 아니라도 리그 중단 요구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겠지만 확진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울 수는 없다. 코로나 시국에서 자신의 의지만으로 감염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 더구나 프로야구 선수들은 마스크를 벗고 경기에 나서고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등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

그러나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이라면 구단과 KBO 차원에서 엄정한 대응이 뒤따라야만 할 것이다. 특정 선수들의 일탈과 구단의 관리 소홀로 인해 프로야구 전체가 피해를 보는 셈이 되기 때문.

 

나아가 확진자들에 대한 정보 공개 요구도 고려해 볼 문제다. 현재 NC와 두산 내 확진자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추측을 통해 짐작해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단체 자가 격리에 돌입했고 이후 경기가 열리지 않아 1군 등말소 등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확진 판정을 받은 KIA 선수의 정보는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원인을 제공한 선수들은 정작 뒤에 숨어 있는 셈.

이 모든 게 결국 방역 수칙 위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감염 과정에서 비판을 받을 만한 요소가 있었다면 실명 공개를 비롯한 강력한 징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가뜩이나 리그 중단의 원인이 된 NC와 두산이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분위기가 짙다. 감염 과정까지 떳떳하게 밝힐 수 없다면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부정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NC는 지난해 김택진(엔씨소프트 대표)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야구계에서 NC가 차지하는 위상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이미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속적인 잡음으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기 때문. 이번 방역 수칙 위반 의혹까지 불거지며 김택진 구단주의 고심은 한층 더 깊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