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깐부' 두산 -키움, 최원준-조상우까지 다 걸고!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2021-11-02     안호근 기자

[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우리 다~ 걸고 한판 할까? 자네가 가진 전부랑 내가 가진 전부를 걸고 하는거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명대사다. 단 한 경기. 길었던 한 시즌 농사가 마무리될 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모든 걸 걸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두산과 키움은 2일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쏠)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MBC 생중계)을 치른다.

 

정규리그 4위로 나선 두산이 어드벤티지로 1승을 안고 시작했지만 1일 1차전에서 키움이 7-4로 이기며 단판 승부 형식으로 펼쳐지게 됐다. 이날 승리팀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기다리는 3위 LG 트윈스와 격돌한다.

패한 두산이나 승리한 키움이나 선수 운영이 여유롭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부상으로 대열 이탈했고 키움도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을 위해 에이스들을 줄줄이 출격시켰다. 1일 경기에선 마무리 조상우마저 40구 이상을 던졌다.

그러나 뒤는 없다. 양 팀 사령탑은 ‘올인’ 작전을 예고했다. 두산은 김민규를 선발로 내세우는데, 김태형 감독은 “최원준도 대기한다. 나갈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나간다”고 말했다. 올 시즌 12승 4패 평균자책점(ERA) 3.30을 기록한 토종 에이스 최원준은 지난달 30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휴식일이 이틀에 불과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은 조상우를 대기시킨다. 전날 올 시즌 최다보다 많은 43구를 던진 조상우. 홍원기 감독은 “피로도가 쌓인 상태에서 등판 안 시키려고 했는데 본인 의지가 강해 일단은 대기시킬 생각”이라며 “만약 나가게 되더라도 9회 마무리 상황은 아니고 연장을 가거나 불가피한 상황일 때 내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상적인 마무리 등판 타이밍엔 조상우 대신 김태훈이 내보낼 예정.

 

라인업에도 변화가 있다. 두산은 전날 후반 교체로 나섰던 김재호를 선발 유격수로 예고했다. 베테랑 김재호는 두산에서 한국시리즈만 8번 경험하고 우승 반지 3개를 챙긴 베테랑. 올 시즌 타율 0.209로 최악의 시기를 보냈으나 큰 경기에서 베테랑이 갖는 무게감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감독은 김재호에게 기회를 줬다.

김 감독은 “수비는 (박)계범이도 (김)재호 못지않게 잘한다. 재호가 팔 상태가 좋지 않아 빠른 공 대처가 쉽지 않은데 정찬헌은 변화구 위주로 던지는 투수”라며 “재호가 고참이고 중심을 잡아줬으면 해서 선발로 내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원기 감독의 카드는 포수 김재현. 전날엔 이지영이 포수 마스크를 써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안우진과 이룬 호흡도 훌륭했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과감한 변화를 택했다. 

선발 정찬헌과 시너지를 생각했다. “시즌 막판 2경기에서 (정찬헌과 배터리를 이뤄) 내용이 좋았다”며 “이지영도 후반기 잘 했지만. 김재현의 흐름이 좋아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했다”고 밝혔다. 

흐름이 키움 쪽에 다소 기울어 있다면 두산은 역대 포스트시즌 세 차례 키움과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던 기억을 되새긴다. 모든 걸 다 건 가을야구 ‘깐부’들의 대결에서 마지막에 웃게 될 팀은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