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VS 외국인 선발 맞불' 2014 개막전 핫이슈

한화 사직 악연 끊어야, 김광현-박병호 맞대결

2014-03-28     민기홍 기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드디어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29일 오후 2시 잠실, 문학, 대구, 사직에서 일제히 막을 올리며 7개월 대장정을 들어간다.

지난해에 이어 9개 구단 체제로 열리는 정규리그는 팀간 16차전씩 팀당 128경기, 총 576경기를 통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4강을 가린다.

8개 구단은 28일 개막전에 나설 선발투수들을 공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개막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 '토종' 대 외국인 선발 맞대결

공교롭게도 4개 구장 모두 국내선수 선발과 외국인 선발 맞대결이 확정됐다. 잠실 LG-두산전은 김선우-니퍼트, 사직 한화-롯데전은 클레이-송승준, 문학 넥센-SK전은 밴헤켄-김광현, 대구 KIA-삼성전은 홀튼-윤성환의 맞대결이다.

역대 개막전에서 외국인 투수가 선발로 가장 많이 등판한 해는 6명의 외국인 투수가 출전했던 2010년과 2013년이었다. 올 시즌에도 8개팀 중 4개팀이 외국인을 선발로 낙점해 외국인 투수의 높은 비중을 실감하게 한다.

◆ 한화, 개막전 '사직 악연'을 끊어야 한다 

롯데와 한화의 통산 전적은 공교롭게도 250승 15무 250패로 정확히 균형을 맞추고 있다. 251승째를 어떤 팀이 먼저 올릴지는 케일럽 클레이와 송승준의 어깨에 달려 있다.

한화는 2011년부터 4년 연속으로 개막전에서 롯데를 만난다. 그것도 사직에서만이다. 지난 3년간 개막전에서 한화는 어김없이 롯데의 제물이 됐다.

2011, 2012년에는 에이스인 류현진을 내세워 승리를 노렸지만 0-6, 1-4로 패배를 당했다. 지난해도 안승민이 5-4로 앞선 9회말 등판했으나 두 점을 내주고 역전패하며 쓴 맛을 봤다.

3년간 사직에서 시즌을 맞이하고 대전으로 건너갔던 한화는 2011년 6승1무16패, 2012년 5승12패, 2013년 4승1무17패의 처참한 4월 성적으로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하위권을 확정짓곤 했다. 사직 개막전 악연을 떨쳐내고 올해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가 관심사다.

오프시즌 4년 70억의 잭팟을 터뜨린 부산 출신의 정근우가 공격 선봉으로 나선다. 정근우가 고향에서 소속팀의 개막전 연패 고리를 끊어낼 신바람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김광현 8년만 첫 개막전 선발, MVP 박병호 상대 

2008년부터 국내 프로야구 최고 스타가 된 김광현은 입단 8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전에 나서 좌완 밴 헤켄을 상대한다. 줄곧 SK의 간판으로 활약했음을 감안하면 의외의 기록이다.

2008 시즌 MVP 김광현과 최근 2년 연속 MVP를 거머쥔 박병호가 만나는 것도 흥밋거리다. 전문가들은 박병호를 유력한 홈런왕으로, 김광현을 유력한 다승왕으로 꼽고 있다. 팀 성적만 받쳐준다면 둘은 충분히 MVP가 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김광현은 지난 24일 미디어데이 라운드 인터뷰에서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히고 칼을 갈고 있다.

박병호는 3년 연속 홈런왕을 노린다. 33년째를 프로야구 역사에서 3년 연속 홈런왕은 장종훈과 이승엽 단 둘뿐이었다. 장종훈은 1990년부터 3년간, 이승엽은 2001년부터 3년간 홈런왕에 올랐다. 박병호는 사상 세 번째 3년 연속 홈런왕이 되며 쟁쟁한 두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각오다.

김광현과 박병호의 통산 맞대결 성적은 3할8리(26타수 8안타) 1홈런이다. 김광현이 주춤했던 최근 2년간은 4할(15타수 6안타) 1홈런으로 박병호의 우세였다.

◆ KIA, '삼성 공포증' 떨쳐낼 수 있을까 

삼성은 지난해 KIA의 천적이었다. 상대전적 12승4패로 KIA 킬러였다. 2012년에도 12승1무6패로 KIA만 만나면 힘을 냈다. 삼성이 우승하는데는 KIA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KIA는 일본 프로야구 출신 데니스 홀튼을 선발로 낸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와 요미우리에서 두자리 승수를 거뒀던 수준급의 투수다. 2011년 소프트뱅크에서 19승을 거두며 퍼시픽리그 다승왕을 차지했고, 이듬해 요미우리로 이적해 12승을 올리며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수준급의 투수다.

KIA가 삼성에 밀리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의 역사적인 홈 개막전 상대가 NC기 때문이다. NC는 개막 2연전을 치르지 않고 광주 3연전으로 개막을 맞는다. NC의 외국인 에이스 3인방이 3연전에 총출동하기 때문에 대구 개막 2연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늘 기싸움에서 눌리며 삼성만 만나면 무기력했던 KIA가 대구 개막전에서 ‘삼성 공포증’을 떨쳐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의 개막전 선발인 윤성환은 3승으로 통산 개막전 다승 공동 6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13승 중 KIA를 상대로 3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3.21로 나쁘지 않았다.

◆ 김선우, 줄무늬 입고 친정 상대로 등판

“우리팀 개막전 선발은 김선우입니다.”

지난 24일 미디어데이, LG 김기태 감독이 김선우를 선발로 발표하자 객석이 술렁거렸다. 시즌 첫 경기 라이벌전에서 김선우를 내고 승리한다면 1승 이상의 의미를 얻을 것이라는 포석이 깔려 있다.

김선우는 지난해 가을까지 두산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였다. 두산의 코치 연수 제안을 마다하고 현역 연장을 위해 옆집으로 이사를 갔다. 5선발 또는 롱릴리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선우가 캠프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이자 김기태 감독이 초강수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LG는 MBC 청룡 시절까지 포함해 두산(OB 포함)과 개막 맞대결에서 1승8패로 밀리고 있다. 라이벌으로써 부끄러운 전적이다. 김선우가 호투하며 승리한다면 그동안의 개막전 아픔을 단 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팀을 옮긴 첫 해 친정팀을 상대로 개막전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1990년 LG 최일언과 1999년 쌍방울 앤더슨 등 2명에 불과했다. 김선우는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리고 전 소속팀을 향해 공을 뿌린다.

이로써 2011년 두산의 원투펀치로 31승을 합작했던 김선우와 니퍼트가 첫 경기부터 맞붙게 됐다. 니퍼트는 한국 무대에 등장한 2011년부터 4년 연속 두산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KIA와 두산에서 뛰며 5차례 개막전에 선발로 나섰던 리오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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