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준 김하성 최지만, 코리안리거 방망이가 춤춘다 [MLB]

2022-03-30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박효준(26·피츠버그 파이리츠), 최지만(31·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있는 코리안리거 타자들이 동반 도약할 수 있을까.

박효준은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 레콤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2022 MLB 시범경기에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활약하며 팀 6-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첫 타석 결승점이 된 솔로포를 터뜨리며 시범경기 벌써 두 번째 축포를 터뜨렸다.

 

양 팀이 0-0이던 2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보스턴 선발 닉 피베타의 시속 149㎞ 속구를 때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 시속은 무려 169㎞에 달했다. 팀 동료 케빈 뉴먼의 홈런(시속 173㎞) 다음으로 빠른 타구였다.

야탑고 졸업 후 2015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으나 빅리그에 오르기까지 험난한 시간을 거쳐야 했다. 포기까지도 생각했으나 버티기로 마음을 다잡았고 지난해 7월 드디어 빅리그에 데뷔했다.

많은 기대에 비해 성적은 아쉬웠다. 다만 내야 유틸리티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된 뒤에도 큰 반등을 쓰지 못했다. 타율 0.195 OPS(출루율+장타율) 0.633.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첫 시범경기였던 지난 2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첫 타석에 홈런을 날렸던 그는 이날 다시 한 번 대포를 쏘아올렸다.

4회엔 볼넷을 골라내며 멀티출루에 성공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0.222에서 0.273(11타수 3안타)으로 상승했다. 안타 3개 중 2개가 홈런으로 장타력에 대한 기대감을 걸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개막 로스터 포함 가능성도 키워간다. MLB닷컴도 박효준의 개막 로스터 진입을 예상했다.

 

2년차를 맞은 김하성도 이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돌아선 뒤 나선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샌프란시스코 왼손 선발 카를로스 론돈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날렸다. 지난 2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멀티히트 이후 연속 안타 행진. 7회엔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넷 출루 후 빅터 카라티니 2루타 때 득점에도 성공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0.385에서 0.400(15타수 6안타)로 올랐다. 3경기 연속 득점도 의미가 있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167로 부진했고 정규시즌에서도 수비에서와 달리 타석에서만 서면 작아졌다. 타율은 0.202 8홈런으로 장타 잠재력을 보이기도 했으나 합격점을 주기엔 많이 부족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내셔널리그 홈런왕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왼쪽 손목 골절 부상을 당해 김하성이 주전 유격수로 활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이날 샌디에이고 프리뷰를 진행하며 타티스 주니어 공백을 메우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역시 1순위는 김하성이었다. “샌디에이고에게 희망적인 면이라면 선택권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지난 시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던 김하성”이라며 “김하성은 화려한 수비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하성은 좋은 기술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훌륭한 수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김하성은 미국에서의 생활과 메이저리그의 생활에 적응할 시간이 생겼기 때문에 타격도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며 “우리는 그의 데이터에서 발견된 어떤 근본적인 힌트보다 인간적인 요인을 보고 있다. 김하성의 타격 능력이 좋아진다면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신수(SSG 랜더스)가 국내로 복귀한 뒤 코리안리거 타자 중 맏형이 된 최지만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4번 타자 1루수로 나서 볼넷 3개를 얻어내며 1득점했다.

1회와 3회 볼넷으로 출루했던 최지만은 5회 1사 1루에서 3번째 출루에 성공했고 얀디 디아스의 우전 안타 때 3루에 도달하고 조시 로의 우전 안타로 홈까지 밟았다.

아직 표본이 적은 최지만은 타율 0.111(9타수 1안타)로 다소 아쉽지만 출루율은 0.429로 끌어 올리며 팀에 4-2 승리를 안겼다.

경기 후 케빈 캐시 감독은 “최지만은 우리 팀에 합류한 이후 줄곧 타석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며 이날 모습이 그에게서 볼 수 있는 내용”이라며 “타석에서 자신감을 갖고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 공을 볼 줄 알고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타격을 해내며 투수들이 원하는 공을 던지지 않으면 이를 걷어낼 수 있는 선수”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뛰어난 출루 본능을 활용해 1번 타자로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암시하고 있다. 꼭 장타가 아니어도 가치를 입증할 방법이 있다는 걸 증명해가고 있는 최지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