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K팝' 위해, 대형 엔터 속속 합류

2022-06-28     김지원 기자

[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K팝과 ESG 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 더이상 떼 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됐다. 최근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행 주자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다. JYP는 지난 16일 "업계 최초로 한국형 RE100(이하 K-RE100)을 이행하고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K-RE100은 기업들이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자 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 RE100의 한국형 제도다. 이행을 위해서는 국내 기업 등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고 그 실적에 대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 받음으로써 가능하다. 이행수단으로는 녹색 프리미엄, REC 구매, 제3자 PPA, 지분 참여, 자체 건설이 있다.

JYP는 "올해 5월, 1년 동안의 전력 사용량에 해당하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구매를 통해 K-RE100을 이행했다"고 설명하면서 "전 세계 K팝 팬들에게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다 많은 기업들이 RE100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SM은 지난 15일 "ESG 경영전략을 이행하고 각 사업과 연계한 ESG 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ESG 실무협의체 구성' 안건이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통해 승인 결의됐다"고 밝혔다.

SM에 따르면 ESG실무협의체는 음악 컨텐츠 기획과 제작부터 유통, 배포, 아티스트 활동 및 홍보, 에스엠의 팬 기반 사업 전반에 걸쳐 E(환경)·S(사회)·G(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가기 위한 과제를 도출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뮤직플랫폼 멜론(Melon)은  27일 "내가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는 친환경 ESG 프로젝트 ‘숲;트리밍’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멜론에 따르면 회원이 정기결제권을 이용하는 동안 좋아하는 아티스트 이름을 선택 해두면, 매월 결제금액의 2%가 자동으로 적립된다. 총 2000만 원이 적립되면 서울환경연합으로 기부돼 아티스트 이름을 딴 숲이 조성된다. 해당 숲은 서울 내 15평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여 큰 나무 2~3그루와 작은 나무 400 그루로 조성된다. 장차 숲 하나당 14kg 이상의 미세먼지를 처리할 수 있다.

멜론은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는 막강한 K팝 팬들의 팬심이 지구를 위한 친환경 영역에서 ‘선한 영향력’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마련됐다"면서 "목표 금액이 빠르게 채워지는 아티스트와 팬이 있다면 올해 하반기 중 첫 숲 조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그룹의 제 2막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개인 활동 첫 주자로 나선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은 다음 달 15일 선보일 솔로 음반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를 CD 없는 '위버스 앨범(Weverse Albums)'으로 발매한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이번 음반은 QR 카드와 카드 홀더, 포토 카드로 구성돼 있다. '위버스 앨범'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로그인한 뒤, QR 카드에 있는 코드를 인식하거나 디지털 코드 번호를 입력하면 음반을 내려받을 수 있다. 앱 안에서 음반 전곡은 물론 사진 콘텐츠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빅히트뮤직을 포함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CD가 없는 형태로만 음반이 나오는 건 처음이다. 세븐틴의 정규 4집 '페이스 더 선'(Face the Sun)의 경우, CD 형태의 음반과 '위버스 앨범' 형태 음반이 함께 발매된 바 있다.

최근 음반 대량 구매로 버려지는 앨범이 늘면서 환경오염 문제에 관한 지적이 계속된 가운데, 빅톤, 위클리, 에이비식스 등이 CD, 포토북을 뺀 '플랫폼 앨범'을 선보인 바 있다. 역시 CD를 뺀 제이홉 솔로 음반 역시 기존 실물 음반에 비해 의미 있는 친환경 효과가 기대된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산업 전반에 걸쳐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K팝 업계도 '환경 보호'를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앞서 YG엔터테인먼트는 트레저, 송민호의 앨범과 블랙핑크 굿즈(MD 상품) 등을 친환경 소재로 제작했고, SM엔터테인먼트도 엔시티 드림(NCT DREAM)의 정규 2집 리패키지 '비트박스(Beatbox)' 음반을 친환경 소재로 제작했다.

이처럼 업계는 최근 다양한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K팝'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으로 K팝 시장에 나타날 변화에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