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흑자경영 청신호... 소상공인도 웃었다

2022-08-11     민기홍 기자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쿠팡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1000억원 밑으로 줄였다. 흑자 경영을 향한 청신호인 셈이다.

쿠팡이 11일(한국시간)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6조3500억원(분기 평균환율)이다.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한 수치. 달러 매출은 전년(44억7811만달러)과 비교, 2% 오른 50억3782만달러를 기록했다.

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긍정적인 대목이 여럿 보인다. 우선 1분기 매출 6조1650억원(51억1668만달러)에 이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본격화한 2분기에도 고성장을 지속해 의미가 있다. 원화 매출로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국내 e커머스 업계(여행, 음식서비스 제외)가 전년 동기 대비 6% 성장, 전분기 대비 0% 성장했음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사상 처음으로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 800억원 넘는 순이익도 냈다. 지난 분기에는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에서만 조정 EBITDA 흑자(287만달러)를 냈지만 회사 전체로는 조정 EBITDA 손실이 9087만달러였다. 불과 3개월 만에 흑자 구조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매출 총이익도 1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올랐다.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 결과다. 2분기 연속 적자를 줄이면서 쿠팡의 손실폭은 뉴욕증시(NYSE) 상장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847억원(6714만3000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억1860만달러) 대비 87%, 직전 분기(2억570만달러) 대비 67.3%씩 줄였다. 쿠팡은 상장 이후 매 분기마다 2~5억달러 규모 영업손실을 내다 이번에 처음으로 1000억원 미만으로 감소시켰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2분기 실적은 장기적인 비즈니스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상장 이후 매 분기마다 e커머스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고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분기 실적 개선 주요 요인을 ▲ 풍부한 고객 경험과 가성비 제품을 제공하는 와우 멤버십 투자 ▲ 지속적인 물류, 기술 투자로 인한 효율성 증대로 꼽은 김 의장은 “2분기 로켓배송, 특별할인, 무료 비디오 콘텐츠 등 와우 멤버십 혜택에 2분기만 5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것”이라며 “로켓프레시는 어떤 유통업체보다 가장 많은 신선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벽과 당일 배송으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전체 활성 고객 중 상당 인원이 2분기에 신선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성장 기회가 크다”고도 강조했다.

쿠팡은 올 여름 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손흥민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초청, 수지 주연 드라마 안나 등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확보했다. 와우멤버십을 축으로 한 1인당 고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317달러, 상수 통화 기준)한 점 역시 이번 실적 발표에서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물류 인프라 확대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점 역시 향후 기대감을 키운다. 이제부터 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 확대될 전망이다. 쿠팡은 전국 30여개 지역에 100개 넘는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구축했다. 전국 물류 인프라 112만평으로 이는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광범위하다. 또 물류센터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자동화에 2020년 5000억원, 2021년 7500억원을 투자했다.

희망적인 여러 지표에 쿠팡 주가도 힘을 냈다. 미국 투자매체 나스닥닷컴이 앞서 예측한 쿠팡의 주당순손실(EPS)은 0.11달러. 결과는 -0.04달러가 나오면서 쿠팡 주가는 실적 발표 직전 4.11% 오르며 한때 장중 20달러를 돌파했다. 결국 19.76달러에 마감됐고 장외시장에서 3% 이상 솟아 20달러대에 재진입했다. 쿠팡 주가가 20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 3월 23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쿠팡이 성장함에 따라 ‘낙수 효과’도 상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이 최근 발간한 2022년 임팩트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 매출 30억을 초과해 소상공인을 벗어난 쿠팡 파트너들은 5292명이다. 상생을 외치는 쿠팡이 지난해 소상공인 지원사업에 들인 돈은 5800억원에 달한다.

쿠팡 측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3중고 속에서 깜짝 실적을 낸 덕분에 쿠팡에 입점한 전국 15만7000여명 소상공인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레이션 위기를 딛고 순항했다”며 “국내 소상공인들의 매출 성장률이 2020년(-10.2%), 2021년(-1.7%) 등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달리 쿠팡 입점 상인들의 매출과 거래량은 코로나가 덮친 지난 2년간(2019년 말~2021년 말) 2배 이상 늘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