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석-이현중, 동반 'NBA 드림'

2023-01-19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하승진(38·은퇴)에 이은 한국인 두 번째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자가 탄생할까. 이현중(23·데이비슨대)에 이어 여준석(21)까지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농구 명문 곤자가대학교 농구부는 지난 17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여준석의 합류 소식을 전했다.

선례를 볼 때 여준석의 적응과 활약에 따라 빠르게는 1학년만 마친 뒤에도 NBA 입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곤자가대는 NCAA를 대표하는 명문팀 중 하나다. 도만타스 사보니스(새크라멘토 킹스)와 지난해 드래프트 2순위 쳇 홈그렌(오클라호마시티 썬더)도 곤자가대가 배출한 스타다. 일본 선수인 하치무라 루이(워싱턴 위저즈)도 곤자가대에서 외곽슛을 장학한 뒤 NBA 무대를 밟았다. NBA 역대 어시스트(1만5806개), 스틸(3265개) 1위에 빛나는 존 스탁턴도 곤자가대의 자랑이다. 특히 홈그렌은 1학년을 마친 뒤 곧바로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입성했다.

최근 10년간 80~90% 승률을 기록한 곤자가대는 2017년과 2021년엔 ‘3월의 광란’이라 불리는 NCAA 디비전1 토너먼트 결승에도 진출했다. WC(West Coast) 콘퍼런스 소속인 곤자가대는 2022~2023시즌에도 16승 3패를 달리며 순항 중이다.

한국 농구 팬들에겐 설레는 소식이다. 어떤 종목보다 신체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를 받는 농구. 세계 무대는 물론이고 아시아에서도 정상권에 다가서는 건 요원한 일이었다.

하승진이 2004년 221㎝ 큰 키를 앞세워 2라운드 16번째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지명돼 2005~2006시즌까지 총 46경기를 뛴 게 전부. 이마저도 큰 키에 비해 운동능력 등에서 한계를 보이며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와야 했다.

 

이후 최진수(34·울산 현대모비스)와 양재민(24·우쓰노미야)도 NCAA에서 뛰었으나 NBA 진출 꿈은 이루지 못했다. 

이현중은 누구보다 꿈에 가까이 다가선 선수다.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배출한 데이비슨대에 진학한 이현중은 200㎝ 키에 슈팅가드와 스몰포워드를 소화하는 그는 빠른 슛 템포와 뛰어난 캐치 앤 샷 능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NCAA에서 2학년 땐 야투율 50.8%, 3점 성공률 44.2%, 자유투 성공률 90.0%를 기록하며 ‘180클럽’을 달성했다. 힘과 수비 능력 등 약점도 상당부분 보완하며 NBA 진출을 도모했다. 현지에서도 NBA 진출 가능성을 점쳤으나 2022 드래프트에선 고배를 마셨다.

여준석은 이제 이현중과 같은 입장이 됐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현중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203㎝ 큰 키에 보다 탄탄한 몸과 신체 능력은 역대 국내 선수들 가운데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대를 거친 그는 필리핀과 두 차례 평가전에서 두 경기 연속 17득점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U-19 농구월드컵에서도 최약체로 분류된 한국을 이끌고 평균 득점 1위(25.6점), 리바운드 2위(10.6개)로 해외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큰 키와 뛰어난 점프력을 이용한 호쾌한 덩크는 물론이고 빅맨치고는 볼 핸들링과 슛도 뛰어난 편이다.

여러 과제를 떠안고 곤자가대 훈련에 합류한다. NBA 진출 꿈을 이루기 위해선 3번 포지션까지 소화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볼 핸들링과 슈팅 능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무엇보다 팀 내 경쟁을 이겨내며 많은 기회를 얻는 게 최우선이다.

공부 외적으로도 숙제가 있다. NCAA는 학업적 부담이 크다. 최소 성적과 학점 기준을 넘기지 못한다면 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수 있다. 실제로 최진수는 이로 인해 2010년 중도에 귀국해야 했다. 일찍부터 미국행을 꿈꾸긴 했지만 대학교 1학년까지 국내에서만 보낸 여준석에게도 이 부분은 쉽게 넘길 수 없는 부분이다.

여준석은 선수단 훈련에는 곧장 합류하지만 NCAA 경기에는 2학년이 되는 다음 시즌부터 출전할 수 있다. 학업에 집중하며 부족한 부분을 차근히 메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팬들은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여준석과 이현중이 함께 NBA 무대를 누비는 그림을 그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