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김승기 "PO에서 보여주겠다" [KBL]

2023-03-31     김진수 기자

[송파=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지금까지 힘든 상황으로 왔었고 플레이오프에 못 나갈 줄 알았더니 나갈 수 있게 됐어요. 계속 진행할 수 있는 거잖아요.”

김승기 프로농구 고양 캐롯 점퍼스 감독이 한숨을 돌렸다. 김 감독은 3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2~2023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를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솔직히 말하면 올 시즌 다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캐롯은 올 시즌을 앞두고 데이원스포츠가 고양 오리온 농구단을 인수해 재창단했지만 데이원스포츠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심각한 경영악화로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다. 데이원스포츠는 구단 매각 협상에 나섰다.

31일

그러면서 선수들의 월급이 시즌 내내 밀렸다. 설상가상으로 특별회비(가입금) 잔여분 10억원을 납부 못하면 올 시즌 플레이오프 출전이 불허하기로 된 상황까지 나왔다. 다행히 납부 마감 전날인 30일 데이원스포츠는 30억원을 KBL에 납부했다.

캐롯 전력도 막강한 편은 아니었다. KBL 대표 슈터 전성현과 2년차 가드 이정현이 있었지만 시즌 전 좋은 전력으로 평가받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시즌 전에도 선수들 모아놓고 10승도 못한다고 했다. 많이 해야 10승이라고 했다.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고 나를 따라달라고 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다. 저는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뭔가 보여줄 거다”라고 했다.

31일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친 캐롯은 2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정규리그 4위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김 감독은 이정현에게 많은 기대를 건다. 이정현은 올 시즌 경기 당 평균 34분02초를 뛰면서 평균 15득점 2.6리바운드 4.2어시스트 3점슛 2.1개로 신인이었던 지난 시즌보다 크게 기량이 올랐다. 정규리그 기량발전상 후보에도 올랐다.

전성현이 달팽이관 손상 부상으로 6강 플레이오프 1,2차전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이정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김 감독도 “정현이가 다 해줄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클러치 타임(접전 상황)에서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이 70~80%는 된다. 정현이가 40분을 다 뛸 수 있다고 하면 승산이 있고 힘들어서 30분 뛰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선수가 40분을 뛰는 상황은 농구에서 사실상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이정현을 믿는다는 의미다.

전성현은 빠르면 내달 6일 6강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뛸 전망이다. 김 감독은 “성현이도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해서 한 게임이라도 나오려고 노력할 거다”라고 했다.

캐롯이 6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정규리그 1위 안양 KGC인삼공사를 만난다. 김 감독이 지난 시즌까지 사령탑으로 몸담았던 팀이다. 전력상 KGC가 크게 앞서는 것이 사실.

김 감독은 “0-3으로는 지지 않을 거다. 1승이라도 할 거다”라며 “선수들이 근성도 대단해졌고 스스로가 주축이 되어 게임을 뛰어 이기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저희랑 KGC랑 붙으면 재미있을 거예요. 저는 이제 캐롯 감독이고 그 경기를 하게 된다면 정현이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대단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