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든글러브 박건우, 6년 전을 기억하는 이유 [프로야구]

2023-12-11     김진수 기자

[코엑스=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박건우(33·NC 다이노스)는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17시즌 131경기에서 타율 0.366 20홈런 78타점 20도루로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다. 타율 2위, 최다 안타 6위 등 성적이 좋았다.

뛰어난 성적으로 골든글러브 수상이 점쳐졌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당시 골든글러브 시상식 현장을 찾았던 그는 빈손으로 갈 뻔 했다. 하지만 한 팬이 금색 골든글러브 모형의 케이크를 선물했다.

박건우는 11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후 이 같은 얘기를 취재진에 들려줬다. 그는 “그때는 진짜 수상을 할 줄 알았다.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며 “케이크를 준 그 (팬)분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돌아봤다.

박건우가 데뷔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손에 쥐었다. 139표(47.8%)를 받아 홍창기(LG 트윈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과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박건우는 시상식을 마친 후 “올해 자신이 좀 없었다. 시즌 전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갔다 오고 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 하고 동료들과 호흡을 잘 못 맞췄다”고 했다.

박건우는 올 시즌 130경기 타율 0.319 12홈런 85타점으로 타율 7위, 타점 9위에 올랐다. 그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올해를 포함해 8시즌 연속 타율 3할을 넘겼다. 박건우의 통산 타율은 0.326으로 3000타석 이상 KBO 역대 현역 타자 중 0.340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2위를 달린다. 통산 안타 개수는 1303개.

박건우는 “골든글러브를 한 번만큼은 받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받으니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다음 연도에는 (외야수 부문) 경쟁이라는 말보다 박건우가 당연히 받을 수 있는 상(골든글러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박건우는 부모님에게도 감사를 표현했다. 그는 “부모님한테 감사하는 건 다른 선수도 당연하지만 제가 안타를 1300개 넘게 치는 동안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보셨을 것”이라며 “이런 무대에서 기회가 된다면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한화

박건우는 무대 위에서 수상 소감으로도 “남은 인생 제 야구 인생 부모님을 위해서 야구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한 유격수 박찬호(KIA 타이거즈)에게는 위로와 응원의 말을 건넸다. 박찬호는 120표(41.2%)를 받아 오지환(LG 트윈스·154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건우는 “찬호도 올해 너무 좋은 성적을 냈고 아직 어리기 때문에 분명히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포기하지 말고 더 자극돼 더 좋은 성적으로 만장일치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