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흥국생명, ‘옐레나 변수’에 흔들 [프로배구]

2024-01-18     김진수 기자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V리그 여자부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7일까지 승점 50(18승 6패)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승점 55)와는 승점 5점 차. 선두와 격차가 크지 않지만 요즘 흥국생명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3~4라운드에서 12경기에서 7승 5패로 승률 5할을 간신히 넘었다. 11승 1패를 거둔 1~2라운드와는 대조적이다.

최근 부진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부진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중순부터 경기력이 들쑥날쑥했던 그는 지난 1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전에서 8점 공격성공률 20%로 시즌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옐레나.

2경기 연속 공격 성공률이 20%대에 그치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18일 GS칼텍스 서울KIXX와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장충 경기에서 옐레나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시즌 첫 선발 제외다.

옐레나는 1세트 21-21로 맞선 상황에서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2세트에서도 벤치에서 시작해 중반쯤 투입됐다. 옐레나는 이날 공격성공률을 37.04%로 회복했으나 12득점에 그쳤다.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1-3(28-26 25-21 27-25 25-21)로 졌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옐레나의 경기력이 좋지 않고 태도도 아쉽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연경.

일단 부진의 원인으로는 향수병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달 “개인적으로 12월은 가장 힘든 달이다. 휴일이 많은데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까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2021~2022시즌 대전 KGC인삼공사(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첫선을 보인 옐레나는 지난 시즌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득점 3위, 공격종합 4위, 서브 2위 등 공격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은 17일까지 득점 7위(501점), 서브 3위(세트당 0.240개), 공격 종합 10위(39.98%)에 그치고 있다. 여자부 7개 구단 외인 선수 중 공격 종합이 제일 낮다.

에이스 김연경이 있지만 공격에서 힘을 실어줘야 하는 옐레나가 부진하면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

흥국생명의 일부 팬들은 최근 흥국생명 본사에 옐레나의 교체를 요구하는 멘트를 담은 트럭을 보내는 등 항의를 시작했다.

다행히 김연경은 득점 5위(520점), 공격 종합 2위(45.23%) 으로 변함없는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가 최근 30% 중반대가 넘는 공격성공률과 두 자릿수 점수를 내면서 활약하는 모습은 흥국생명에게는 다행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김연경이 좋은 해결사지만, 계속 지금처럼 할 수 없다.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레이나가 조금씩 도와주고 있다. 팀은 점차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는 걸 더더욱 배운다"고 했다.

외인 선수 교체를 검토할 법도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게 현실. 규정상 시즌 도중 외인을 교체하기 위해선 올 시즌에 앞서 열린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선수들 중에서만 뽑을 수 있다. 교체 자원이 한정되고 리그에서 뛰고 있는 경우 이적료까지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