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 손흥민 이강인, 최강 조합 가동에 방긋 [태국전]

2024-03-21     김진수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의 어깨동무. A매치 중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장면이지만 21일 태국전에서만큼은 특별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손흥민은 선발 출전했지만 이강인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강인이 그라운드를 밟은 건 후반 17분. 주민규(울산 HD)와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나오고 홍현석(KAA 헨트)와 투입됐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함께 그라운드에서 뛰는 순간이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손흥민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활약했다. 이강인은 정확한 패스 68%를 기록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도중 손흥민이 이강인의 어깨를 감싸자 이강인이 손흥민의 엉덩이를 툭 치는 장면도 목격됐다. 둘은 아시안컵 기간에 있었던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갈등을 빚었다. 태국전 대표팀 명단에 이강인을 소집해서는 안된다는 여론까지 일었다.

하지만 이강인이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으로 가 사과하고 손흥민이 이강인과 어깨동무한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화해에 성공했다. 이강인은 태국전을 앞두고 19일 귀국한 뒤 20일 취재진 앞에서 다시 한번 사과했다.

이강인(왼쪽),

이강인은 “아시안컵 기간 너무 많은 관심, 그리고 너무 많은 응원을 해 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하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손흥민은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제 다 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강인이가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뭘 잘못했는지 말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했다.

그는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강인이가 용기 있는 자세 보여줘서 선수들이 그 마음을 잘 받아줬다.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어린 선수인 만큼 더 단단해지고, 대표팀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아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강인이가 더 멋진 선수,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은 이날 태국과 1-1로 비겼지만 손흥민과 이강인의 환상적인 조합이 가동됐다는 것만으로도 수확이다.

황선홍 대표팀 임시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100% 하나의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생각한다"며 "준비 과정에 있어 시간이 좀 부족했지만 선수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이나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은 선수들에게 100% 신뢰를 보낼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