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매직, 인도네시아 올림픽 본선 꿈 아니다 [U-23 아시안컵]

2024-04-22     김진수 기자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신태용(54)이 인도네시아 축구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쓰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인도네시아는 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이 8강 진출을 썼다. 이번 대회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의 사상 첫 올림픽 티켓을 따낼지 주목된다.

인도네시아는 2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대회 조별리그 A조 3차전 최종전에서 요르단을 4-1로 이겼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에서 2승 1패(승점 6)를 기록해 카타르(2승 1무·승점 7)에 이어 2위로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의 8강 진출은 이번 대회 이변으로 읽힌다. 인도네시아의 FIFA(국제축구연맹·피파)랭킹 134위. 말레이시아(138위), 쿠웨이트(139위)와 이번 대회 최약체 중 하나였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1차전 카타르(34위)에는 0-2로 지면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차전 호주(24위)를 1-0으로 꺾으면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월 카타르 2023 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호주에 0-4로 대패했던 아쉬움을 설욕했다.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3차전 요르단(71위)까지 격파하면서 기분 좋게 8강에 올랐다. 반면 A조에서 가장 강팀으로 꼽힌 호주는 2무 1패(승점 2)로 탈락했다.

인도네시아 언론 수아라는 “인도네시아가 요르단을 격파한 압둘라 빈 칼리파 스티디움에서는 인도네시아 팬들이 너무 큰 소리로 신태용의 이름을 부르자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고 했다. 이 매체는 “신태용 감독의 연장을 바라는 팬이 많다”고 했다. 신태용 감독은 오는 6월 계약이 만료된다.

신태용 감독의 8강 상대는 B조 한국 혹은 일본이다. 22일 벌어지는 한일전에서 승자가 조 1위로 올라가면서 인도네시아와 준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2승(승점 6)으로 B조 공동 1위를 달린다. 득실 차도 +3으로 같다.

신태용 감독은 2020년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현재 성인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겸직하고 있다. 2020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준우승, 2021 동남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이끌면 좋은 성적을 끌어냈다.

그는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의 사상 첫 16강 진출을 지휘했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라크에 졌지만 2차전인 베트남전에서 승리했다. 인도네시아의 역대 아시안컵 본선 3번째 승리였다.

이제 초점은 인도네시아의 올림픽 도전이다. 이번 대회에서 3위까지 오르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다. 4위 팀은 2023 U-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4위인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이 경기 승자가 파리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4강에 진출한다면 올림픽 진출도 꿈이 아니게 된다.

신태용 감독은 요르단전을 마친 뒤 “이 승리를 선수들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축구협회, 인도네시아의 모든 팬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좋은 경기를 펼친 우린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8강에서 한국과의 맞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8강전에서는 어떤 상대가 나올지 알 수 없다. 내일 경기를 지켜본 뒤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 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조별리그 B조 최종전을 치른다.

황선홍 감독에게 설욕전이 될지 주목된다. 황선홍 감독은 2022년 6월 U-23 대표팀을 이끌고 나선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까지 왔으나 탈락했다.

한국은 장신 스트라이커 이영준(김천상무)에 많은 기대를 건다. 이영준은 1차전 아랍에미리트(UAE)전(한국 1-0 승)에서 결승골, 2차전 중국전(한국 2-0 승)에서 2골 등 모두 3골을 터뜨려 이번 대회 에이스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