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의 끝나지 않은 도전, "동생에게 메달선물 갖고 가겠다"

[소치올림픽] 3000m 25위 부진...팀 추월에서 메달 따내 암투병 동생 노진규에게 선물 의지 밝혀

2014-02-09     강두원 기자

[스포츠Q 강두원 기자·소치=뉴시스] 병상의 동생을 위해서라도 꼭 메달을 따고 싶었을 그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전력을 다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에이스이지만 지금은 병상에 암 투병 중인 노진규(22 한국체대)의 누나인 노선영(25 강원도청)이 9일(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m에 출전해 4분19초02를 기록,  25위에 머물렀다.

노선영은 소치에 동생과 함께 가는 것을 기대했다. 동생은 쇼트트랙 대표로, 자신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로 서로에게 힘이 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자 했다.

그러나 동생이 쓰러지고 말았다. 노진규는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도중 넘어지며 왼 팔꿈치가 부러지는 중상을 당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부상과 함께 그 동안 미뤄왔던 종양(골육종)제거 수술에 대한 검사를 받고자 했으나 종양이 악성으로 변해 긴급히 수술을 받아야 했다.

동생과 함께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꿈도 사라지고 병상에 마저 누운 동생을 보고 "내가 동생 몫까지 뛰겠다"며 의지를 불태운 누나 노선영이었다.

하지만 그가 나선 첫 경기는 만족할 만한 성적이 아니었다. 소치발 뉴시스 인터뷰에 따르면 노선영은 경기 후 "많이 아쉽다.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전지훈련 도중 감기를 얻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했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내 탓이다"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첫 경기는 아쉽게 마무리했지만 아직 1500m와 팀추월, 두 종목을 남겨 놓고 있다. 동생이 사오라고 한 메달 선물을 가져갈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노선영은 소치에 도착 한 후 노진규로부터 응원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동생이 '선물을 사오라'고 문자를 보냈길래 '사갈 것이 없다'라고 답했더니 '그럼 메달을 가져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의 머릿 속엔 동생의 선물로 메달을 가져야한다는 생각뿐이지만 경기 전에는 최대한 동생 생각을 안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동생 생각을 하면 마음이 무거워지기 때문에 안 하려고 한다. 부모님에게도 묻지 않고, 부모님 역시 '진규가 잘 있다며 걱정하지 말고 레이스에 임하라'고 말씀에 주신다"며 마인드 컨트롤에 힘쓰는 모습을 나타냈다.

노선영에게 실질적으로 남은 도전은 팀추월. 

김보름(21 한체대), 양신영(24 전북도청)과 함께 나서는 팀추월에서 동생에게 메달 선물을 안기겠다는 목표다.

그는 "팀추월은 메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동료들과 작전이나 타는 순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일단 처음 붙는 팀이 중요하니 그 팀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해서 훈련하고 있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혼신의 힘을 다한 레이스로 투병 중인 동생을 위해 메달 선물을 안길 수 있을 지, 노선영의 소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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