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문 헐거워진 두산, 노경은-스와잭 롱릴리프 활용 가능성은?

최근 선발진 부진이 아쉬운 두산, 노경은-스와잭에게 중책 맡길까?

2015-10-02     이세영 기자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막바지 정규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순위 싸움의 승자가 되는 게 필수이지만 포스트시즌 모드로 경기 운영을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감독이 할 일은 선수들이 거부감 없이 포스트시즌 모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어느 팀이든 현재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투수들 모두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마운드에 설 수는 없다. 현재 컨디션을 고려해, 혹은 필요에 의해 선발 요원 중 1~2명이 불펜을 맡게 된다. 기존 불펜 요원 중 구위가 좋은 투수는 가을야구에서 더 중요한 포지션을 맡을 수도 있다.

아직 3위 싸움이 끝나지 않았지만 두산 베어스는 서서히 가을야구 모드에 들어가는 중이다. 일부 투수의 보직 변환을 꾀하며 포스트시즌에서 필승을 다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외국인 투수 앤서니 스와잭(30)의 불펜행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스와잭이 불펜에서 대기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남은 정규시즌에 한한 것인지,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5선발 중 한 장의 카드를 뒤에서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두산 마운드의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두산은 스와잭에게 어떤 보직을 맡길까. 최근 선발진이 난조를 보고 있는 만큼, 롱릴리프 역할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돌아온 1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최근 두 차례 선발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는 등 부활모드로 돌아섰지만 유희관이 9월 이후 평균자책점 7.52(2승 1패), 장원준이 최근 10경기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5.90으로 부진하다. 허준혁도 최근 10경기 성적이 2패 평균자책점 5.46으로 썩 뛰어나지 못하다.

선발진의 컨디션이 좋지 않기 때문에 앞에서 일찍 무너질 경우, 스와잭이 중간에서 4이닝 이상 끌어준다면 후반에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는 계산이 선다.

스와잭과 함께 롱릴리프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로는 노경은(31)이 꼽힌다. 노경은의 부활은 가히 극적이라 할만하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시작해 구위가 떨어져 추격조와 패전조를 전전하다 다시 추격조로 올라왔고 지금은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평균자책점 2.45, 피안타율 0.215로 빼어나다.

2013년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낙점될 정도로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노경은은 지난해 3승 15패로 최다패 투수의 불명예를 안았다. 평균자책점도 9.03까지 치솟아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극적으로 부활한 노경은은 이제 롱릴리프로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kt전에서 구원 등판해 4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롱릴리프 연착륙을 알린 노경은은 팀이 2-1로 승리한 1일 SK전에서도 1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자랑해 김태형 감독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이가 안 되면 잇몸으로’라는 말이 있다. 선발진이 부진하면 누군가가 그들의 역할을 대신해줘야 한다. 스와잭과 노경은이 중간에서 잘 버텨준다면 윤명준, 함덕주, 이현승 등 뒷문이 든든하기에 충분히 승리를 노릴 수 있다. 두산의 가을야구 마운드 운영이 스와잭과 노경은의 컨디션에 따라 움직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