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사고 '신호위반이 부른 미친 참극' 통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2015-10-15     정성규 기자

[스포츠Q 정성규 기자] 레미콘 사고가 부른 참극이 또 한번 신호위반에 따른 교통사고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4일 오전 충난 서산시 예천동 한 사거리에서 레미콘 차량이 신호를 무시한 채 교차로를 통과하다 신호 대기 중이던 크루즈 승용차를 덮쳐 승용차에 타고 있던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탑승자들은 같은 마을에 사는 주부들로 아침 일찍 집 근처 성당에 다녀오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위를 안쓰럽게 한다.

이렇듯 안타까운 희생자를 낳는 대형 교통사고들은 운전자의 ‘설마하는’ 무심함에서 비롯된 참극이 많다. 이번 사고도 신호위반에서 비롯됐다.

신호위반이 얼마나 위험할까. 신호위반이야말로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법규위반이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신호위반에 따른 교통사고는 총 2만4425건이 발생, 354명이 목숨을 잃고 4만87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의 11.4%,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7.1%, 전체 교통사고 부상자 수의 12.4%에 달하는 수치다.

2013년 신호위반 교통사고는 11대 중과실사고 중에서도 최고인 55%를 점했다. 두 번째로 높은 중앙선침범사고(26.6%)보다도 두 배 이상 많이 발생한 유형이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1대 중과실사고는 보험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형법상 과실치사가 인정돼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신호위반 사고는 11대 중과실사고 중 단연 첫 번째 항목으로 꼽히는 유형이다.

이런 위험에도 신호위반 교통사고는 왜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걸까? 운전자들이 아직 신호위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불감증이 아니다. 신호무시증이라 할까. 황색신호를 녹색신호의 연장으로 인식하고 무리하게 통과하거나, 비보호 좌회전 구간에서 적색등일 때 좌회전하는 차량들을 보면 정말로 아찔아찔하다.

그게 레미콘 차량 등 특수차이면 더욱 섬뜩하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22만3552건이 발생해 3762명의 사망자를 낳은 지난해 교통사고 차종별 사고 유형을 따져볼 때 특수차량의 사망률은 치명적이다. 승용차 사고로 14만8070건(66.2%)이 발생해 2380명(50%)이 숨졌고, 화물차 사고로는 2만8250건(12.6%)이 발생해 1073명(22.8%)이 사망했다. 특수차에 의한 교통사고는 428건 발생해 0.2%로 빈도는 낮았지만 사망자는 1.6%(75명)로 다른 차량에 비해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신호위반이 부르는 ‘미친 참극’, 통계는 거짓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