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4] '골든슈' 노리는 골게터들은 누구?

호날두-메시 외 네이마르, 수아레스, 프레드 등 도전장

2014-06-09     민기홍 기자

[스포츠Q 민기홍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오는 13일부터 한 달간 64경기의 명승부에 열광하며 설레는 나날들을 보낼 것이다.

최고의 스포츠축제 월드컵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포지션은 역시 공격수. 골잡이들은 화려한 드리블과 시원한 슛으로 60억 지구촌을 들썩이게 만들 것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나 리오넬 메시(27)는 역시 가장 유력한 후보다. 이들보다 명성은 조금 떨어질지언정 간절한 바람으로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다짐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어떤 선수가 역사에 길이 남을 화려한 골로 축구팬들의 마음을 훔칠 것일까. 월드컵 득점왕에게 주어지는 '골든슈'를 차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골게터들을 주시하자.

◆ 최고의 시즌 호날두, 화룡점정은 월드컵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 한 해를 행복하게 보냈다. 1월부터 낭보가 날아들었다. 2013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4년간 이 상을 독식하던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다.

그는 2013~201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1경기에서 17골을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에 12년 만에 ‘빅이어’를 선물했다. 결승전에서 터뜨린 페널티킥으로 통산 68골째를 기록해 메시를 한 골차로 밀어내고 챔피언스리그 통산 득점 2위로도 뛰어올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호날두는 프리메라리가 정규리그 30경기에서도 31골을 넣어 28골에 그친 메시를 따돌리고 득점왕을 차지했다.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환상적인 시즌이었다.

‘퍼펙트 시즌’을 보낸 그는 이제 조국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못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2006·2010 두 번의 월드컵에서 10경기 2골에 그쳤던 호날두는 2014년 브라질에서 '옥에 티'를 지우겠다는 각오다.

문제는 포르투갈의 조별 리그 통과 여부다.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가나·미국과 함께 G조에 속했다. 결코 만만치 않다. ‘신계’에 올라 있는 선수 호날두가 험난한 길을 뚫고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을까.

◆ 상처난 자존심, '축구의 신' 메시가 월드컵을 벼른다 

'축구천재' 리오넬 메시는 지난 시즌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프리메라리가 28골에 그쳤다. 호날두에 이은 득점 2위였지만 메시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그의 부진 속에 소속팀은 6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다. ‘바르셀로나 시대는 끝났다‘는 평이 쏟아졌다.

메시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1인자' 자리를 탈환하려 한다. 전망은 밝다. 아르헨티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란·나이지리아와 함께 F조에 편성돼 있어 조별 리그 통과가 확실시된다. 더군다나 세르히오 아구에로(26)·앙헬 디마리아(26)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과 함께 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메시는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8경기에 나서 1골에 그쳤다. 이 때문에 클럽에서 숱하게 쌓아올린 득점 기록에도 불구하고 세 차례 월드컵을 거머쥔 펠레를 넘어설 수 없다는 비아냥에 시달렸다.

아르헨티나 유니폼만 입으면 침묵하던 메시는 지난 8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평가전에서 9개월 만에 A매치 골 사냥에 성공했다. 그는 이웃 나라 브라질에서 본인이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계획이다.

◆ 안방 월드컵, 이젠 '네이마르 시대'다 

네이마르(22)는 지난 시즌 산투스(브라질)에서 바르셀로나로 둥지를 옮겼다. 5700만 유로(약 808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기록한 그는 데뷔 첫 해 프리메라리가에서 9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을 터뜨리며 명성다운 활약을 했다.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26경기에 출전해 9골을 터뜨리며 명성다운 활약을 했다.

네이마르의 가치는 노란 유니폼을 입었을 때 더욱 빛난다. 그는 지난해 ‘미니월드컵’인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4골 2도움을 올리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브라질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 그는 올해 고국팬들에게 더 큰 선물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안방에서 열리는 월드컵인데다 조별 리그 상대들도 무난하다. 크로아티아·멕시코·카메룬은 복병이긴 하지만 브라질의 상대가 되기엔 역부족이다. 대표팀만 오면 실력 발휘를 못하는 메시와는 달리 네이마르는 2014년 A매치 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올리며 기복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 4일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도 1골 1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컨디션임을 증명했다. ‘신성’ 네이마르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성원을 등에 업고 안방 월드컵을 본인의 무대로 만들 채비를 마쳤다.

◆ 수아레스, EPL 득점왕의 자존심 보여주마

리버풀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문턱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추격을 견디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33경기 31골로 리그 득점왕에 오른 루이스 수아레스(27)는 준우승의 한을 월드컵에서 풀 각오다.

수아레스는 월드컵 첫 출전이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3골을 뽑아내며 우루과이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2011년 코파아메리카에서는 4골로 MVP를 차지하며 우루과이의 우승을 견인했다. 브라질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11골을 넣어 메시(10골)를 꺾고 남미 선수 중 최다 득점자에 등극했다.

수아레스의 아킬레스건은 경기력이 아니라 멘탈이었다. 그는 2011년 10월 인종차별 발언으로, 2013년 4월 경기 중 수비수의 팔을 깨무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슛이면 슛, 패스면 슛, 돌파면 돌파 등 축구선수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가진 수아레스는 지난해 9월 득남 이후로는 경기장 밖에서도 한결 성숙해져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아레스는 브라질월드컵에서 EPL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해 월드컵 득점왕에 오르겠다는 심산이다. 동시에 남아공에서 선배 디에고 포를란이 차지했던 월드컵 MVP, 골든볼을 이어받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달 대표팀 훈련 도중 왼쪽 무릎 반월판 부상을 당했다. 월드컵 출전이 힘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강한 의지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첫 경기 코스타리카전 출전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성과 근성까지 갖춘 EPL 득점왕의 위력이 기대된다.

◆ 클로제-코스타-프레드, 우리도 있다

독일의 노장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36)도 무시할 수 없다. 4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 클로제는 이번 월드컵에서 2골만 더 넣으면 월드컵 개인통산 15골로 역대 최다골 기록(호나우두·14골)을 갈아치우게 된다.

클로제는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 소속으로 이번 시즌 28경기에 출전해 8골을 터뜨리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월드컵만 되면 신바람을 냈던 클로제였던만큼 출전 기회만 있다면 득점왕에 도전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브라질의 원톱 차베스 프레드(31) 역시 강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5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라 네이마르와 함께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7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골망을 가르며 골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스페인의 디에구 코스타(26)도 복병이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대표 발탁이 어렵다고 판단해 고심 끝에 스페인을 택했다. 2011~2012 시즌부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2013~2014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경기에 나서 27골(득점 3위)을 작렬하며 18년 만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 밖에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29), 네덜란드의 로빈 판 페르시(31), 아르헨티나의 아구에로, 프랑스의 올리비에 지루(28) 등도 호시탐탐 득점왕을 노릴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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