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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이 곧 민심, 히어로즈 스폰서십 사태의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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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이 곧 민심, 히어로즈 스폰서십 사태의 교훈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1.05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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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약 유력했던 J트러스트와 결별…팬심 의식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결정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팬이 없이는 프로구단이 존재할 수 없다. 히어로즈의 이번 스폰서십 사태는 팬들의 의견이 적잖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히어로즈는 5일 “이장석 히어로즈 대표이사와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이 직접 참석해 합의한 내용에 따라,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넥센타이어가 메인스폰서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액 등 세부 조건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원 스폰서인 넥센타이어와 계약이 연장되자 히어로즈 팬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넥센타이어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던 히어로즈는 다른 스폰서십과 계약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본계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 그룹’과 메인스폰서 계약 협상을 진행한 게 밝혀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 팬심을 의식했기에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었다. 히어로즈는 당초 많은 넥센보다 계약금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던 J트러스트와 협상을 하지 않고 현 스폰서인 넥센타이어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스포츠Q DB]

지금은 산하 대부업 계열사를 매각했지만 대부업체라는 이미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팬들의 반발을 불렀다. 히어로즈가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스폰서 비용에 눈이 멀어 프로야구 구단으로서 품위를 버렸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뿔난 팬심은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10월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히어로즈와 J트러스트의 계약 찬반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계약에 반대하는 의견이 64%로 집계된 반면 찬성 의견은 11.6%에 불과했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4.4%였다.

온라인을 통해서도 반대 여론이 거셌다. 히어로즈 팬들은 구단 페이스북을 통해 “프로야구가 돈만큼 이미지도 중요한데 이건 아니라 생각한다. J트러스트와 계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히어로즈가 J트러스트와 함께 한다면 홈구장을 찾지 않겠다”는 등 J트러스트와 계약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히어로즈도 팬들의 반응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터. J트러스트와 계약을 재고한 히어로즈는 결국 현 스폰서십인 넥센타이어와 재계약을 체결, 팬심에 응답했다.

계약을 마친 뒤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은 “지난 6년간 양 사는 괄목할 성장을 했고 지금부터는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최근 메인스폰서 선정 과정에서 보여 주신 넥센팬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염려,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구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구단의 입장에서 팬과 대립을 이루는 일은 생기지 않아야 한다. 이미 ‘일반 개인팬’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겪은 히어로즈이기에 팬심의 회복이 절실했다. 이번 히어로즈의 메인스폰서 사태는 팬심이 곧 민심이라는 사실을 또 한 번 일깨워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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