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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에서 '2002년 한국'의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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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에서 '2002년 한국'의 향기가 난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1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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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백 기본 포메이션으로 압박과 속공 탁월, 우승 배당률 전체 12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02년의 한국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이 국제축구연맹(FIFA) 2014 브라질 월드컵 '돌풍의 주인공' 코스타리카를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과 비교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코스타리카는 12년 전 한국과 많은 점이 닮아있다.

12년 전 한국은 개최국이긴 했지만 폴란드, 포르투갈, 미국 등 만만치 않은 조에 편성됐다. 공교롭게도 한국 역시 지금의 코스타리카처럼 D조에 들어있었다.

한국과 같은 조에 편성됐던 폴란드와 포르투갈, 미국 역시 당시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미국이 전력상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포르투갈은 루이스 피구를 앞세운 '골든 제너레이션'으로 내심 4강을 노렸고 폴란드도 동유럽의 강호로 16강 진출을 자신했다.

한국과 코스타리카는 세계 축구의 흐름과 약간 동떨어진 스리백으로 강호들과 맞섰다. 수비가 강하지 않았던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숙명적인 선택이었다.

특히 한국은 오랜기간 스리백에 길들여져 있어 포백 수비로 바꾸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렸고 거스 히딩크 감독도 포백 전환을 포기하고 홍명보, 김태영, 최진철로 하여금 스리백을 맡겼다.

당시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경기 모습은 흡사하다. 한국은 히딩크 감독의 '토털 사커'를 접목시켜 압박과 빠른 역습으로 맞섰고 4강 신화를 이뤄냈다. 지금 코스타리카 역시 강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또 쉴새없이 뛰는 활동량도 눈부시다. 코스타리카는 90분 내내 공수 간격을 촘촘히 유지하기 위해 선수들의 엄청난 활동량을 요구하고 있다. 12년 전 한국 역시 스리백을 기본으로 좌우 윙백으로 이영표와 송종국을 내세운 탄탄한 수비와 유상철, 이을용, 김남일의 미드필드진의 간격을 유지하며 상대를 압박해나갔다.

정신력도 뛰어나다. 한국은 개최국 신분으로 열린 대회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정신력으로 강호들과 맞섰다. 히딩크 감독은 "나는 아직도 (승리에) 배고프다"라는 말로 선수들의 정신력을 자극했다.

코스타리카 역시 '어게인 1990'을 외치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브라질, 스코틀랜드, 스웨덴과 같은 조에 속해 16강 진출은 커녕 1승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지만 브라질에게만 졌을 뿐 나머지 경기를 모두 잡으며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오른 호르헤 핀토 감독은 "우리는 브라질에 바캉스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로 파란을 예고했고 선수들 역시 여기에 자극받아 우루과이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꺾었다.

코스타리카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일으키고 있는 돌풍은 곧 사그러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도 한일 월드컵에서 대파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가 없었듯이 코스타리카도 계속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이제 어느덧 '어게인 1990'을 넘어 그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베팅업체인 윌리엄 힐은 개막 직전 코스타리카의 16강 진출 배당률과 조 1위 배당률을 각각 11.00과 51.00으로 매겼다. 하지만 이미 16강 진출은 성공했고 조 1위 배당률은 1.14로 크게 낮아졌다.

우승 배당률 역시 개막 직전에는 2501.00이나 됐지만 지금은 67.00까지 떨어졌다. 전체 12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멕시코(81.00), 크로아티아, 코트디부아르(이상 101.00)보다도 훨씬 낮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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