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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의 무승 치욕' 뒤늦은 투혼에도 거꾸로 간 한국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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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의 무승 치욕' 뒤늦은 투혼에도 거꾸로 간 한국축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6.27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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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맞서 투혼 펼치며 선전, 후반 32분에 결승골 허용해 0-1 패배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끝내 기적은 없었다. 끝내 승리도 없었다. 끝내 거꾸로 간 한국축구였다.

열심히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너무도 늦어버린 변화와 투혼만으로는 희망의 불씨도 살려낼 수 없었다.

한국축구가 뒤늦은 회환과 탄식 속에 브라질 월드컵의 도전을 치욕의 무승으로 마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지 상파울루에서 벌어진 벨기에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H조 마지막 경기에서 후반 32분 얀 페르통언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얻어맞아 0-1로 패했다.

이로써 1무 2패로 브라질 월드컵을 아쉽게 마감한 한국 축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16년만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4년 뒤 러시아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2차전에서 한국을 4-2로 꺾은 알제리는 같은 시간에 벌어진 경기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겨 벨기에에 이어 조 2위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알제리가 본선리그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러시아가 2무 1패를 기록하며 한국에 앞서 조 3위를 차지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동안 부진했던 박주영 대신 최전방에 김신욱을 내세우고 골키퍼까지 정성룡에서 김승규로 바꿨다. 포백 라인이나 미드필드진 등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김신욱을 최전방에 세운 것만으로도 벨기에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반 중반까지 경기를 주도한 것은 오히려 한국이었다.

전반 10분 기성용의 프리킥 크로스를 받은 김영권의 슛과 전반 29분 기성용의 중거리 슛은 벨기에의 골문을 위협하기에 추분했다. 전반 30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벨기에 골문을 줄기차게 공략하며 득점 기회를 노렸다.

전반 44분에는 김신욱이 스테번 드푸르에게 발목을 밟히면서 퇴장을 유도, 수적인 우세까지 점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홍명보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 포메이션을 4-1-3-2로 바꾸면서 공격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대표팀의 공격은 조금씩 어긋났다. 슛은 좀처럼 골문 안쪽으로 향하지 못했고 손흥민의 후반 13분 크로스는 크로스바를 맞고 흘러가며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한국이 수적인 우세를 점하고도 좀처럼 벨기에를 공략하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벨기에가 져도 상관없는 경기였기에 한 명이 빠졌음에도 정상적으로 경기를 펼친 것. 오히려 벨기에는 후반 14분 최전방 스트라이커 디보크 오리기와 나세르 샤들리를 투입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그리고 한국의 실점은 바로 오리기에서 비롯됐다. 후반 32분 페르통언의 패스를 받은 오리기의 강력한 슛이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지만 리바운드된 공이 공교롭게도 페르통언의 발 앞에 떨어지며 골이 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독일과 4강전에서 미하엘 발락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는 모습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알제리와 러시아가 1-1로 비기고 있다는 소식은 대표팀 선수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다. 후반 추가시간 4분까지 이근호 등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어느덧 유럽 최고의 골키퍼로 떠오른 티보 쿠르투아의 벽을 뚫지 못했다.

그렇게 한국 축구의 8번째 월드컵은 막을 내렸다. 장엄하게.

■ H조 최종 순위

순위 팀명 승점 득점 실점 득실차
1 벨기에 9 3 0 0 4 1 +3
2 알제리 4 1 1 1 6 5 +1
3 러시아 2 0 2 1 2 3 -1
4 대한민국 1 0 1 2 3 6 -2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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