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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의 눈] 상대팀 완전분석 실패로 '새드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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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의 눈] 상대팀 완전분석 실패로 '새드엔딩'
  • 김학범 논평위원
  • 승인 2014.06.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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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마이애미 전훈도 효율성 떨어져…벨기에전도 중구난방 공격으로 경기 그르쳐

[스포츠Q 김학범 논평위원] 한국 축구의 아홉번째 월드컵 도전은 결국 '새드엔딩'으로 끝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1승씩 거둬왔던 한국 축구가 이번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으로 후퇴한 듯 하다.

왜 한국 축구가 16강은커녕 1승도 거두지 못했는지에 대해 먼저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등 H조 상대팀에 대한 분석이 완전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첫번째 요인으로 들고 싶다. 첫 경기인 러시아전은 그렇다고 쳐도 알제리는 무조건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대처하지 못한채 졸전을 펼쳤다.

상대팀과 경기에서 이기려면 분석이 잘 돼야 하고 그 분석자료를 모든 선수들의 뇌리에 깊숙하게 박힐 정도로 습득시키고 암기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전혀 그런 것이 보이지 않았다. 상대팀을 공략할 수 있는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 이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는 상대는 언제나 우리보다 강한 팀들이다.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전력 분석과 이에 맞춘 효과적인 대응 전략이 있어야 하는데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전지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진 것도 이유로 들고 싶다. 지난 1월에 브라질로 전지훈련을 떠났는데 과연 당시 선수들 가운데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가 얼마나 있었는가. 게다가 체력적으로도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났던 전지훈련이으니 미국에서 미국, 멕시코 등과 평가전을 가져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브라질에 들어가기 전 마이애미에서 했던 마지막 전지훈련도 마찬가지다. 더위에 적응하려고 헀던 것 같은데 마이애미의 기후와 브라질 기후는 전혀 다르다. 전지훈련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다음 월드컵을 위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벨기에전은 효과적으로 공격하지 못한 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본다.

벨기에에서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한 뒤에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오히려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한 명의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했다는 뜻이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영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했는데 공격수만 많았을 뿐 이들은 어떻게 공격을 전개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

공격할 때 어느 쪽으로 공을 뺄 것인지, 외곽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야 했다. 오히려 벨기에는 한 명이 빠진 후에도 수비적으로 나오지 않고 공격적으로 나오는 바람에 우리에게 더 좋은 기회였는데 공격은 계속 겉돌았다. 이를 살리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문제다.

또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빠른 패스를 가져가지 못했다. 패스 타이밍이 빠르지 않다보니 상대에게 여유와 편안함을 줬다. 기성용 등 많은 선수들의 볼 잡는 시간이 너무나 많았다.

전진 압박도 되지 않았다. 우리는 16강행의 실낱같은 가능성을 붙잡기 위해서 많은 골차로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대가 공을 잡을 때마다 전진 압박을 하지 못하고 내려서는 모습이 많았다.

교체 등 선수 운용도 아쉽다. 후반 시작하면서 이근호를 투입시킬 때 한국영이 아닌, 부진했던 이청용을 빼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한국영을 그대로 중앙 수비수 앞에 두고 기성용을 위로 끌어올렸으면 어땠을까. 4-2-3-1에서 4-1-2-3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김신욱도 선발이 아닌 후반에 넣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위협적이었을 것 같다.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을 것이다. 그러나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총체적인 난맥상이 드러났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끼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는가. 선수들 개개인은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준비가 안됐기에 구슬을 보배로 만들어보지 못한채 허무하게 끝난 월드컵이 되고 말았다.

 

war3493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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