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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특별청문회까지 연다, 월드컵 탈락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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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특별청문회까지 연다, 월드컵 탈락 후폭풍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7.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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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개최, 도적 논란 등 러시아 내 여론 카펠로 감독에게 최악

[스포츠Q 홍현석 기자] 차라리 한국처럼 엿세례 한번 받고 마는게 더 나았을 것 같다.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러시아 대표팀의 파비오 카펠로(68) 감독에 대한 자국 여론의 압박이 더욱 더 강해지고 있다. 특별 청문회 개최, 연봉 반환 요구, 심지어는 '도둑' 낙인에 해임론까지.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3일(한국시간) “이고리 아난스키흐 국가두마 체육·청소년 문제위원회장이 오는 10월 3일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러시아 대표팀이 거둔 성적을 평가하고 자국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아난스키흐 위원장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러시아가 보여준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10월 3일에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보여준 결과를 이야기하고 2018년 월드컵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특별 청문회가 열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문회에 카펠로 감독을 부를 예정이고 그때 그에게서 대표팀에 대한 결과와 향후 계획을 들을 예정”이라고 러시아 대표팀의 문제점을 파헤칠 것임을 밝혔다.

카펠로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조 편성도 그들에게 유리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팀은 단 1승도 없이 2무 1패로 H조 3위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카펠로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러시아 언론 모스크바 타임즈는 “체육부 장관인 비탈리 묵토가 카펠로 감독을 두둔했지만 의회에서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책임을 묻고 그가 지금까지 받은 연봉 2300만 달러(230억원)을 다시 토해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회의원인 올렉 팍홀코브는 “조별리그 3경기 중 단 2골밖에 없다. 러시아 팬들과 언론들은 그의 이런 수비적인 운영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연봉을 다 내놓지 못하겠다면 적어도 반은 우리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카펠로 감독을 정면 공격했다.

지난 13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브라질 월드컵에 참여하는 32개국 감독의 연봉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1위를 차지한 감독은 카펠로로 연봉이 1225만 달러(123억원)이다. 그리고 이는 러시아 국민들의 연평 소득(1497만원)보다 무려 763배가 높기 때문에 더 많은 국민들이 러시아의 부진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자유민주당 당수인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는 “그는 러시아의 돈을 훔쳐간 도둑이다”라며 “우리는 그의 해임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하게 문책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의 해임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카펠로는 2012년 2월 잉글랜드축구협회와 당시 인종차별 논란을 겪었던 존 테리(34·첼시)의 대표팀 합류를 두고 생긴 갈등으로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놓았다. 넉달 뒤 카펠로는 당시 중도 계약 파기 보상금 500만 달러(50억원) 조건으로 러시아대표팀 감독으로 계약했다. 하지만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7승 1무 2패를 기록, F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카펠로는 지난 1월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그리고 이때 계약 파기 보상금을 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로 무려 5배나 높게 올렸다. 이 조항이 현재 러시아축구협회 발목을 잡고 있어 그의 잔류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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