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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절규'의 작가 뭉크, 한국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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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절규'의 작가 뭉크, 한국 왔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03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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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2일까지 예전 한가람미술관 '영혼의 시'전 개최

[스포츠Q 용원중기자] “어느 날 저녁, 나는 친구 두 명과 함께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한쪽에는 마을이 있고 내 아래에는 피오르드가 있었다. 나는 피곤하고 아픈 느낌이 들었다…해가 지고 있었고 구름은 피처럼 붉은색으로 변했다. 나는 자연을 뚫고 나오는 절규를 느꼈다. 색채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 석판화 '절규'[사진=오슬로 뭉크미술관 제공]

1893년 그려진 ‘절규’는 소리 지르며 절규하는 뭉크 자신의 내면적 고통을 화폭에 담았다. 뭉크는 인물을 S자 모양으로 비틀어 공포와 불안함으로 일그러진 자신의 모습을 통해 물신주의에 빠져들던 19세기 말 유럽인의 물질적 욕망과 불안함을 투영시켰다. 이같은 내면과 자아에 대한 탐구, 잠재의식에 대한 관심은 그가 평생에 걸쳐 심혈을 기울인 주제다.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이자 노르웨이의 국민화가인 뭉크(1863~1944)의 회고전 ‘에르바르드 뭉크- 영혼의 시’가 3일부터 10월1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뭉크는 노르웨이, 프랑스, 독일 등에서 인상주의와 상징주의 등 새로운 미술 사조를 접한 뒤 전통적 회화에 반기를 들고 표현주의의 선구자가 됐다. 거친 붓질과 강렬한 색채는 그만의 화풍이다. 환희와 절망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하는데 탁월했다. 뭉크는 판화가로서도 잘 알려져 1만80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세련된 기법의 다색 석판화는 회화와 함께 뭉크를 대표하는 장르다.

▲ '마돈나' '뱀파이어' '생의 춤'(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번 전시에는 오슬로 뭉크미술관 소장품을 선보인다. 유화보다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판화 ‘절규’를 비롯해 회화, 판화, 드로잉, 셀프카메라 사진 등 총 99점이 소개된다. 뭉크미술관이 소장한 2점의 ‘절규’ 회화 버전은 1994년과 2004년에 도난 사건을 겪은 뒤 해외 반출을 엄격히 규제하는 바람에 1895년에 석판화로 제작된 흑백의 ‘절규’를 만날 수 있다. 석판화 ‘절규’가 외국에서 전시되는 것은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이후 8년 만이다.

전시는 모두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 ‘뭉크 그 자신에 대하여’에서는 자화상 10점을 모았다. 청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면서 삶에 대한 태도의 변화를 표출시킨 그는 190여 점의 자화상을 남겼다. 두 번째 섹션 ‘새로운 세상으로’에서는 고향을 떠나 프랑스, 독일 등에서 접한 새로운 기법을 실험한 작품들이 나왔다.

▲ '지옥에서의 자화상'

세 번째 섹션 ‘삶’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삶의 단면을 테마로 구성한 ‘생의 프리즈’ 연작이다. 고독하게 살았던 뭉크는 자신의 비관적인 인생관을 통해 바라본 인간 본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절규’ ‘뱀파이어’ ‘마돈나’ ‘질투’ ‘키스’ ‘생의 춤’ 등 대표작이 즐비하다.

네 번째 섹션 ‘생명력’에서는 삶에 대한 긍정으로 가득한 뭉크의 만년을 살필 수 있는 ‘태양’ 등이 전시된다. 마지막 섹션 ‘밤’은 말년에 에켈리에 은둔하며 제작한 작품들로, 죽음에 마주한 뭉크의 멜랑콜리한 정서가 푸른 빛으로 스며 있다. 반 고흐의 영향을 받은 ‘별이 빛나는 밤에’와 ‘밤의 방랑자’가 전시된다.

▲ '자화상'(왼쪽)과 '별이 빛나는 밤에'

내한한 뭉크미술관의 욘 우베 스테이하우그 수석 큐레이터는 “어린 시절 자주 아팠고, 어머니와 누이를 결핵으로 잃었으며, 성년 시절의 대부분은 알코올을 남용하며 떠돌았던 뭉크는 전형적 신화 창조의 대상이 됐다”고 소개했다. 문의:02)580-1300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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