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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녀괴담'으로 돌아온 '숙휘공주' 김소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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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녀괴담'으로 돌아온 '숙휘공주' 김소은(1)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7.04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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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가을양으로 알려진 배우 김소은(25). 그러나 그는 2005년 MBC 드라마 ‘자매바다’로 데뷔한 연기 내공 9년차 여배우다. 김소은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던 드라마 ‘마의’에서는 기존 사극에서는 보지 못한 발랄한 숙휘 공주를 연기해 그만의 컬러를 드러냈다. 20대 중반임에도 필모그래피가 두둑한 김소은은 무엇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래서 연기도 슬럼프 없이 여기까지 왔고 이후에도 연기 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는 한결같은 여배우다.

[스포츠Q 글 이예림·사진 노민규 기자] “공포영화는 처음이지만 그래도 잘해냈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걱정했던 부분보다 더 잘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지난달 25일 오후 화창한 날씨와 닮은 김소은을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몸이 나른해질 새 없이 수다를 나눴다.

 

 처음 도전한 공포 영화 ‘소녀 괴담’, “학생들이 보고 반성하길 바라”

영화 ‘소녀괴담’에서 김소은은 학교에서 집단 구타당하고 왕따를 당하며 자살해 소녀 귀신이 된 세희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김소은은 학교 일진 역을 맡은 한혜린에게 많이 맞는 장면이 나온다. 김소은은 실제 촬영이 끝난 뒤 몸살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즉흥으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혜린 언니에게 기분대로 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렇다면 저도 자연스러운 반응이 나올 테니까요. 넋을 놓고 있다가 언니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놀랐어요. 실제로는 많이 무서웠어요. 혜린 언니의 손맛이 좋더라고요. 하하. 당시에는 긴장하느라 아픈 줄 몰랐는데 끝나고 나서 몸살이 났어요. 원래는 더 심하게 때렸는데 편집됐더라고요.”

학대당하고 학교에서 망연자실하게 앉아있던 장면에서 김소은은 여배우로서 선뜻 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심각성을 얘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이 영화를 보고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반성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피하고 싶었던 마음은 없었어요. 오히려 화끈하게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자르라고 하고 얼굴에 칠할 때도 저는 괜찮으니 마음껏 칠하라고 했죠. 하하.”

극중 세희는 괴롭힘을 당하는 학우에 대한 글을 써 교무실로 보낸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할 말 다하는 모습이 정의감이 있고 다부지다. 본인의 성격과 세희의 모습은 비슷한지 궁금했다.

“학창시절에는 그런 경험이 없었어요.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세희처럼 했을 것 같아요. 혼자 나섰던 세희와는 달리 저는 친구들을 모아서 그 친구를 도와줬을 것 같아요.”

 

‘소녀괴담’에서 애절한 로맨스를 펼친 배우 강하늘과 중앙대 연극영화과 동기다. 다른 파트너들보다 각별했을 것 같아 호흡은 어땠는지 학교에서 본 강하늘과 촬영장에서의 강하늘은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촬영장에서 굳이 친해지려고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됐어요. 저희 영화는 시간적 여유도 없었는데 오히려 속도감을 낼 수 있었죠. 하늘이는 학교에서 그냥 또래 친구예요. 그 이상을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사회생활에서 보니까 학교에서 볼 수 없었던 철두철미함이나 프로 정신이 느껴지더라고요. 오빠 같은 듬직함도 있고 의지가 많이 됐죠.”

‘소녀괴담’은 영화의 서늘한 분위기를 위해 2월 강원도에서 촬영했다. 그간 작품 활동을 많이 했지만 강원도 겨울에서 촬영한 공포 영화는 어떤 경험이었는지 물었더니 김소은은 귀신을 실제로 봤다는 말을 덤덤하게 했다.

“숙소가 굉장히 싸늘했어요. 귀신을 본 사람들도 실제로 많아요. 가만히 있어도 그냥 소름이 돋는 경우가 많았어요. 공포 영화와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귀신을 보면 작품이 대박이 난다던데 한 두 명이 아니라 대부분이 봤거든요.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고립된 숙소에서 촬영하다 보니 배우들과 똘똘 뭉친 계기도 됐죠.”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과 함께 아쉬웠던 점을 꼽아달라고 말했다.

“시간이 촉박하고 금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세밀한 그림보단 밑그림을 그리는 데 중점을 뒀어요. 그게 아쉬웠죠. 또 들어간 시간과 돈을 감안하면 잘 만든 것 같고요. 아쉬운 점은 하늘이와 개울가에 건너면서 장난치는 게 있는데 그 장면이 편집됐어요. 그걸 넣었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있죠.”

◆ "권유로 시작한 연기, 마실수록 만족할 수 없는 갈증”

김소은은 교회 집사님의 권유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김소은은 평범한 소녀였지만 가족들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10대 시절부터 시작한 연기 생활, 지금 돌이켜보면 어떤 감정이 밀려올까.

“부모님이 그렇게 응원을 해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잘 했을 것 같지 않아요. 일찍 제 길을 찾아주셔서 감사하죠. 권유로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고 더 빠져 드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10대 시절 배우 김소은과 20대에 접어든 이후의 배우 김소은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가장 성숙한 25세 김소은에게 물었다.

“10대 때는 굉장히 개구쟁이였어요. 장난도 많이 치고 20대 되면서 장난기는 그대로인데 생각하는 게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좀 더 성숙하고 신중하고 책임감이 많이 커진 것 같아요. 조심성도 많이 생긴 것 같고 겁이 좀 많아진 것 같고요.”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9년 째 연기를 하고 있는 김소은의 연기법이 문득 궁금해졌다.

“조용한 방안에서 시나리오를 정독해요. 캐릭터에 대해 상상하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성격인지 누구랑 친한지 밥은 무엇을 먹는지 메모를 하죠. 비슷한 캐릭터를 찾아서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봐요. 캐릭터 분석을 치밀하게 하는 편이에요. 캐릭터가 명확할수록 연구를 하다보면 촬영할 때는 편하죠.”

배우들과 인터뷰를 하면 휴식기에 여행을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며 휴식을 즐기는 파가 있고 공백이 길어지는 것을 못 견뎌하는 파가 있다. 김소은은 어느 쪽일까.

“요즘 여행을 가고 싶어요. 그런데 전 공백을 못 견뎌하는 쪽이에요. 쉴 새 없이 작품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죠. 집에 있는 것보다는 촬영하는 게 좋아요. 제가 가만히 있는 걸 못 견디는 것 같아요. 요즘은 힘들어서 못하고 있는데 ‘소녀괴담’ 들어가기 전까지는 요가를 계속 했죠.”

김소은가 작품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영순위는 ‘캐릭터’다.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캐릭터를 위주로 작품을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음에는 어떤 연기를 하고 싶을까.

“여전사 역을 해보고 싶어요. 사람을 죽이는 킬러라 강렬한 액션이 있지만 슬픔도 있고. 레이첼 맥아담스가 나온 영화 ‘어바웃타임’과도 같은 로맨스 연기도 해보고 싶고요.”

나 자신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기 힘든데 9년 동안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인물에 이입한 김소은에게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는 지 물었다. 웬 걸. 고생 한 번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예쁜 얼굴로 슬럼프가 없었다고 답한다.

“슬럼프는 없었어요. 물론 초기에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더 단단해지게 된 계기가 됐고요. 제가 잘 까먹는 편이라 지금까지 엄청 힘들었던 적은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숙휘공주' 김소은의 터닝 포인트는?(2)로 이어집니다.
            ☞ '숙휘공주' 김소은의 터닝 포인트는?(2)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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