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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의 눈] 불-독 전쟁, '마지노선'이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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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의 눈] 불-독 전쟁, '마지노선'이 갈랐다
  • 김학범 논평위원
  • 승인 2014.07.0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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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차 없는 8강부터는 세트플레이서 승패 엇갈려…독일 후멜스-보아텡 중앙수비도 프랑스보다 한수위

[스포츠Q 김학범 논평위원] 브라질 월드컵에서 모처럼 수준높은 경기를 봤다. 유럽 축구의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독일과 프랑스의 경기는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같은 유럽이지만 서로 색깔이 다르다. 독일은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를 중심으로 토마스 뮐러(25), 토니 크로스(24·이상 바이에른 뮌헨), 메주트 외칠(26·아스널)을 중심으로 미드필드를 점령하고 압박을 해서 프랑스를 공략했다면 프랑스는 전진 압박을 패스로 풀어가다가 스피드 있는 선수를 앞세워 독일의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이처럼 좋은 팀들이 8강 이상의 토너먼트에서 박빙의 경기를 펼치면 결국 승부의 향방은 세심한 곳에서 갈린다. 오늘 경기에서는 세트 플레이와 탄탄한 중앙 수비에서 차이가 났다.

독일은 크로스의 프리킥 크로스를 마츠 후멜스(26·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헤딩골로 결정지었다. 브라질이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넣은 두 골도 모두 세트플레이에서 나온 것 아니었나. 이처럼 박빙의 승부에서는 세트플레이 하나가 결정짓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남은 8강전이나 4강전 등 이후 토너먼트도 마찬가지다.

또 하나 독일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수비다. 제롬 보아텡(26·바이에른 뮌헨)과 중앙 수비를 지킨 후멜스는 경기 최우수선수(맨오브더매치) 선정에 말해주듯 프랑스전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프랑스가 뒷공간을 활용한 여러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음에도 독일이 이를 잘 막아낸 것은 후멜스의 적극적인 수비와 경기 조율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후멜스의 수비에 프랑스의 뒷공간 공략은 힘을 잃었다.

후멜스와 같은 중앙 수비수는 사실 모든 감독들의 '로망'이다. 이런 선수 하나 있으면 중앙 수비 걱정 하나는 덜게 된다. 팀 전력과 성적이 안정적인 중앙 수비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프랑스의 중앙 수비는 독일에 비해 안정감이 떨어졌다. 마마두 사코(24·리버풀)와 라파엘 바란(21·레알 마드리드)의 중앙 수비도 좋았지만 사코가 중간에 로랑 코시엘니(29·아스널)로 바뀌면서 크게 흔들렸다. 중앙 수비의 안정감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결국 '마지노선'이 승부를 가른 것이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의 활동능력도 인정할만하다. 물론 무모한 전진일 수도 있고 골키퍼가 최후의 수비수라는 점에서 조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전진수비를 펼치는 독일의 뒷공간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노이어의 볼처리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하나 제대로 막아주면 공격수가 한 골을 넣은 것과 같은 골키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의 독일이라면 결승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4강전을 치르는 브라질은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척추 골절상을 당해 뛸 수 없게 됐다. 헐크(28·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프레드(31·플루미넨세)가 있긴 하지만 브라질의 축구와 헐크, 프레드의 스타일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또 콜롬비아의 수비진과 독일의 수비진은 차원이 다르다. 네이마르까지 빠진 상황에서 브라질이 독일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비드 루이스(27·첼시)의 프리킥 등 공격능력이 여전하다고는 하지만 루이스가 후반 중반이 넘어가면서 체력이 떨어져 집중력이 저하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독일이 근소하게 앞선 것은 사실이다.

war3493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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