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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대장' 후손 데니스 텐, 피겨 동메달 "이젠 김연아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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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대장' 후손 데니스 텐, 피겨 동메달 "이젠 김연아 응원"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2.15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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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민긍호 선생 고손자...남자 피겨 입상자 혈통에서 한중일 '삼국지' 화제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김연아의 스승이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가 지도한 일본의 하뉴 유즈루(20)가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내 이웃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동메달을 차지한 카자흐스탄의 데니스 텐(20)이 주목받고 있다.

데니스 텐은 15일(한국시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71.04점을 기록하며 합계 255.10으로 3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84.06점으로 9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 전망이 불투명했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혼신의 연기로 카자흐스탄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안겼다.

하뉴 유즈루(20)는 합계 280.09점으로 일본 피겨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싱글 정상에 올랐다. 패트릭 챈(24·캐나다)은 합계 275.62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플라워 세리머니에 나란히 선 이들은 혈통에서 한중일 '삼국지' 입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챈은 캐나다에서 태어난 중국계 이민 2세. 챈의 부모는 홍콩 출신이다.  

텐은 구한말 강원도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다. 민긍호 선생은 1907년 고종의 양위와 군대 해산 명령에 의병을 일으킨 독립군 대장이다.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인 알렉산드라 김이 텐의 할머니다.

텐은 자신의 뿌리를 자랑스러워한다. 국제빙상연맹(ISU) 홈페이지와 소치올림픽 홈페이지에 있는 그의 선수 이력에는 '한국의 유명한 장군 민긍호의 후손'이라고 소개돼 있다. 

텐은 이미 여러차례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밝혀왔다. 고조할아버지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 그의 이름인 텐(Ten)도 한국의 정씨를 러시아어 키릴 문자로 표기해 발음한 것이다. 

그는 이번에도 동메달을 따낸 직후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게 자랑스럽다. 이제 김연아 응원에 힘을 쏟겠다"다고 밝혔다.

다섯살때부터 피겨를 시작한 텐은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11위를 기록했다. 이듬해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사상 첫 국제대회 우승을 신고했다. 

텐은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에 알려졌다. 당시 그는 최강으로 평가받던 캐나다의 패트릭 챈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딴 동메달은 카자흐스탄의 소치 올림픽 첫 메달이라 값지다. 또 카자흐스탄이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따낸 첫 메달이기도 하다.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동계올림픽에서 크로스컨트리, 스피드스케이트, 바이애슬론에서만 입상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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