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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이 보는 월드컵 트렌드 "포메이션은 숫자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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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원 감독이 보는 월드컵 트렌드 "포메이션은 숫자에 불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06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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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들어가면 수많은 전술변화…스리백의 새로운 발견, 지난해말부터 조짐"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브라질 월드컵을 보니 포메이션은 숫자에 불과하더라."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포메이션에 따라 상대팀을 분석하는 것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정원 감독은 월드컵 방학을 끝내고 48일만에 K리그 클래식이 재개된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경남전을 앞두고 "브라질 월드컵 경기를 보니 4-3-3이나 4-2-3-1 같은 포메이션은 단순히 경기 시작할 때 선수들이 어떻게 서있느냐만 보여주는 숫자에 불과한 것 같다"며 "선수들의 움직임이 워낙 변화무쌍해 같은 포메이션이라도 수십가지의 전술이 나온다"고 밝혔다.

서 감독은 월드컵 모든 경기를 지켜보느라 이미 왼쪽 입술 아래쪽이 터져있었다. 밤새 월드컵 중계를 보며 전술을 연구하고 낮에는 선수들을 훈련시키느라 월드컵 휴식기 동안 전혀 쉴틈이 없었다. 4년마다 열리는 FIFA 월드컵이 세계 축구의 흐름과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단 한 경기라도 놓칠 수 없다는 것이다.

▲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수많은 전술 변화와 선수들의 움직임이 변화무쌍해 포메이션은 단순한 숫자에 불과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사진=스포츠Q DB]

그가 이번 월드컵에서 주목한 가장 큰 특징은 선수들의 다양한 움직임으로 같은 포메이션이라도 수십가지 전술이 나온다는 것이다.

서 감독은 "경기가 시작되면 안에서 많은 전술 변화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중앙 미드필더가 안쪽 뿐 아니라 양 측면으로도 유기적으로 움직여주기 때문에 측면 미드필더나 측면 윙백, 풀백이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들어준다"며 "이제는 포메이션에 따라 전략을 구상하는게 아니라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일일이 점검하고 분석해야 한다. 감독으로서는 더 골치 아파졌다"고 설명했다.

또 서정원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재조명을 받기 시작한 스리백 시스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서 감독이 스리백에 대한 관심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서정원 감독은 "지난 몇년 동안 스페인 축구가 강세를 보였는데 이를 잠재울 수 있는 것은 스리백으로 봤다. 스리백을 다시 들고 나올 것 같아 지난해 말부터 연구했고 이를 위해 이탈리아에 다녀오기도 했다"며 "당시 공부하고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동계훈련 때 수원에도 적용시켜봤다"고 전했다.

이어 서 감독은 "스리백이 수비지향적인 전술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수비가 좋고 공격적인 양 측면 윙백이 있으면 안정된 수비와 활발한 공격 역습으로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우리 팀 역시 왼쪽에 공격 성향이 강한 홍철이 있어 잘 맞을 것으로 봤다. 동계훈련 연습경기에서도 해봤다. 하지만 선수들이 금방 적응하지 못해 아직까지 실전에서 사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부진에 대해서도 진단을 내놨다.

서정원 감독은 "체력이 좋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스피드는 생명이다. 뛰어난 정신력도 갖고 있어야만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예전에는 기술은 좀 떨어져도 체력과 정신력, 투지는 대단해 열심히 뛰는 것 하나만큼은 지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기술은 올라갔는데 오히려 체력과 정신력은 이전보다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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